Skip to main content

이나림 개인전 《눈이 타오르는 비탈》

예술공간 의식주

2025.12.13(토) - 28(일)

이 이벤트는은 휴일입니다
MAP
SHARE
Twitter share button
Facebook share button
이벤트 정보 복사하기복사
Image 6343
《눈이 타오르는 비탈》

작가 | 이나림
일정 | 2025.12.13(토) - 2025.12.28(일)
시간 | 13:00~18:00 (월,화 휴무)
서문 및 포스터 디자인 | 박소호
주관・주최 | 예술공간 의식주
전시 후원 |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공간 후원 | 스트로 아트 파트너십

# 비탈에서
물리적으로 평평한 바닥일지라도, 심리적이고 실존적인 차원에서 우리는 언제나 경사면 위에 서 있다. 중력의 영향을 받는 모든 것은 구르고 미끄러지기 마련이다. 이번 전시는 우리에게 내재된 근원적 불안정성을 환기하게 한다. 작가는 위태롭다는 일종의 형용사를 숨기지 않고 드러낸다. 하지만 이 위태로움은 무력감과는 다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역설적으로 우리는 겉치레를 벗어던지고 불안과 마주할 수 있다. 경사면에 서 있기에 우리는 긴밀하게 연결되며, 미끄러지지 않기 위해 땅을 더 단단히 디딜 수 있게된다. 작가는 1인칭의 오만함을 버리고 외부의 시선으로, 환경의 관점에서 우리를 다시 보기를 권한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내려앉는 것들의 모양을 이해하게 된다. 눈이 쌓여 땅을 덮고, 먼지가 쌓여 시간이 드러나듯이, 누군가의 하루도 비탈길 어딘가에 조용히 내려앉아 층을 이룰 것이다. 이나림의 《눈이 타오르는 비탈》은 상승하고 있는 많은 이들에게 던지는 고요한 파문이다. 더 높이 오르지 않아도 괜찮다고, 무너져 내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회귀라고 말해준다.

촛농이 떨어지고, 꽃이 지고, 먼지가 내려앉는 그 모든 하강의 순간들이 모여 삶은 만들어지고 지속된다. 작가 이나림은 이 비탈길의 끝에서 하염없이 내려가는 존재들의 얼굴을 가만히 응시한다. 그는 우리가 외면해 온 하강의 시간을 더듬으며, 그 잔존하고 있는 흔적을 붙잡아 둔다. 오르기 위한 발버둥이 아니라, 내려앉는 순간에 비로소 드러나는 밀도를 환기한다. 그렇게 그는 흩어지고 사라지는 것들 사이에서, 우리 모두에게 남겨진 조용한 숨결과 여운을 다시 바라보게 한다. 그리고 우리 곁을 맴도는 상실의 흔적들이 실은 차갑게 식어버린 재가 아니라, 뜨겁게 타올랐던 생의 증거임을 일깨운다. 눈이 타오르는 이 비탈에서, 우리는 소멸해 가는 것들의 가장 눈부신 뒷모습을 마주하게 된다. 서로 다른 속도로 녹아내리며 기꺼이 타자의 곁으로 스며드는 이 투명한 하강은, 결말의 감옥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미하지만 분명한 길을 내어주고 있다. (전시 서문 중에서)
작가이나림
전시장예술공간 의식주 (the necessaries, アートスペース衣食住)
주소
03695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80 201호주소 복사하기복사
기간2025.12.13(토) - 28(일)
관람시간13:00-18:00
휴일월요일, 화요일
SNS
Instagram Accou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