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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이름_그림의 시작

누크갤러리

2023.08.31(목) - 09.2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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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크갤러리는 2023년 8월 31일부터 9월 27일까지 《회화의 이름_그림의 시작》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22년 노충현, 샌정의 <회화의 이름>에 이어지는 전시로 제목은 작가 노충현의 제안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따왔다. 소설 말미에 언급된 한 구절은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회화 또한 덧없이 남아있는 이름 뿐이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본 전시를 중견 회화 작가의 2인전으로 이어가려한다. 본 전시에서는 김지원작가의 1990년대 작품4점과 작가의 대표작인 <맨드라미>를 년대 별로 한두 점씩 10여점 보여준다. 최진욱작가는 1990년대 대표작인 <그림의 시작>과 함께 1995년 자화상 2점, 신작인 작업실 풍경 10여점이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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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이름_그림의 시작
조정란(누크갤러리 디렉터)

‘회화란 무엇인가?’ 이 질문은 그림을 그리는 모든 이들에게 끝없는 사색과 탐색을 이끌어낸다. 회화는 오랜 시간 각자의 생각과 방식으로 다양하게 변화해 왔다. 회화의 영역이 넓어져 이제는 가상의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질문으로 되돌아간다.

이번 전시는 2022년 노충현, 샌정의 <회화의 이름>에 이어지는 전시로 제목은 작가 노충현의 제안으로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에서 따왔다. 소설 말미에 언급된 한 구절은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회화 또한 덧없이 남아있는 이름 뿐이 아닐까? 라는 질문을 던지며 본 전시를 중견 회화 작가의 2인전으로 이어가려한다.

1990년대 최진욱은 좋은 작가가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그림의 시작>이란 제목 아래 거침없이 그림을 그렸다. 확장된 담론 속에서 회화의 개념이 단순 명쾌하게 정의되고 문제해결이 명확했던 그 시절의 작가는 세상을 살아오면서 신념이 점점 옅어지고 확신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한 평론가의 말처럼 그림의 시작은 그림의 끝이 아닌가! 끝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을 가지고 <회화의 종말>을 그리기도 했던 최진욱은 무심한 듯 체험적으로 붓을 움직여 지속적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그의 그림은 조형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자유로운 붓질로 나아가지만 사실성에서 멀어지지 않으며 형상을 따라간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주는 작품들은 그에게 가장 익숙한 공간인 작업실 풍경이다. 1990년의 자화상인 작업실 풍경 <그림의 시작>과 함께 1995년의 자화상, 그리고 현재의 자화상인 작업실 풍경으로 이어진다. 그는 작업실 공간 속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여러 해에 걸쳐 반복해서 그려왔다. 자신의 세계는 방안 작업실 공간이 전부인 듯, 그 안에 세상의 모든 사건 사고를 가져다 거울 앞에 쌓아 놓는다. 최진욱은 세상을 직면하기보다는 거울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고 세상을 바라보며 끊임없이 회화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김지원은 1990년대 <그림의 시작-구석에서>, <무거운 그림의 시작> 연작을 그렸다. 작업실 구석에서 시작해서 새로이 나아가겠다는 작가의 다짐은 그림의 제목에서부터 표출되고 있다. 그는 <그림의 시작-구석에서>그림 안 모서리 공간 속에 평면의 그림을 그려 넣고 공간과 평면 그리고 회화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김지원은 그림을 통해 혁명을 이루고 세상을 바꾸고 싶다고 한다. 긴 시간 그림을 그려오면서 혁명도 없고 아무런 발언도 없을 수 있지만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바램으로 오늘도 그는 작업실 캔버스 앞에 서있다. 이번 전시에서 김지원은 90년대 초반의 그림들과 함께 자신의 대표작인 <맨드라미>를 시대별로 한두 점씩 보여준다. 그의 초기 그림에는 사회문제와 그에 대한 해학이 담겨있으며 좀 더 대상에 충실하게 그려졌음을 볼 수 있다. 한 시기에 병행해서 그리고 있는 다양한 주제 중의 하나인 맨드라미에서는 시기별로 그리는 방식의 변화와 함께 계절에 따른 색의 변화를 볼 수 있다. 한여름 태양아래 타오르는 붉은 맨드라미가 있다면 가을의 시들어 퇴색한 갈색의 맨드라미가 있다. 겨울밤 눈 내린 맨드라미 밭에서는 검은 빛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교향곡을 들을 수 있다.

한 공간에서 두 작가의 다른 방식의 그림을 보면 그 다름에서 오는 경이로움을 경험할 수 있다. 최진욱은 원색에 가까운 색상으로 겹쳐지지 않은 빠르고 대담한 붓터치로 미끄러지듯 작업실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린다. 반복적으로 보이지만 각 그림에 담겨진 변주는 보는 이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지원은 물감을 쌓고 뿌리고 긁어내는 행위가 그대로 보이는 두터운 캔버스에 대상의 부분을 강조해서 드러낸다.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그림에서는 거리를 두고 멀리서 바라보면 형상을 인지할 수 있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형체는 사라지고 단지 물감의 층위 만을 대면하게 된다. 작가는 자신이 보고 기억하는 것을 각자의 방식으로 그리고 관객은 자신의 관점으로 그림을 보고 느낀다. 화가는 회화의 위기를 직면하기도 하지만 그림을 통해 사유하고 자신의 존재를 이어나간다. 회화의 이름은 단지 그 이름만 남아있는 것일까?
작가김지원, 최진욱
전시장누크갤러리 (nook gallery, ヌーク・ギャラリー)
주소
03004
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34길 8-3
오시는 길
오시는 길 : 지하철, 버스
3호선 경복궁역 3번출구 - 버스 1020, 1711 - 롯데아파트, 삼성아파트 하차
5호선 광화문역 2번출구 - 버스 1020, 1711 - 롯데아파트, 삼성아파트 하차
4호선 길음역 3번출구 - 버스 7211, 110 - 롯데아파트, 삼성아파트 하차
기간2023.08.31(목) - 09.27(수)
관람시간화요일-토요일 11:00-18:00 / 공휴일: 13:00-18:00
휴일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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