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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 개인전 《성스러운 지층》

페리지갤러리

2026.05.29(금) - 07.18(토)

이 이벤트는은 휴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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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시 명 : 김준 개인전 《성스러운 지층》
- 전시기간 : 2026년 5월29일 (금) – 7월 18일 (토)
- 전시장소 : 페리지갤러리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18 KH바텍 서울사옥 B1)
- 기자간담회 및 프리뷰 : 2026년 5월 28일 (목)
- 오 프 닝 : 별도 행사 없음
- 관람시간 : 월-토, 10:30~18:00 / 일요일, 공휴일 휴관
토요일 Break time 12:00-13:00
- 문 의 : 모희 큐레이터 (070-4676-7091)

전시 소개
김준은 소리를 채집할 장소를 선택하고, 그곳에 머물며 보고 들은 것을 전시장에 사운드스케이프로 구현한다. 그의 관심은 개인이 머무는 도시의 주변 환경에서부터 전 지구적인 생태계까지 이어진다. 전시 제목 《성스러운 지층》에서 ‘지층’은 그가 이전부터 작업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화산 활동 지대의 암석과 같은 지질학적 요소들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성스러운’이라는 단어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인도네시아 발리와 롬복을 방문했다. 이 지역은 환태평양 조산대와 윌리스 라인이 교차하는 화산 지대로, 그는 활화산의 진동과 같은 지구 환경의 근원적인 소리를 채집하고자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주목하게 된 것은 자연의 물리적 진동뿐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내는 종교적 의례의 소리와 일상의 소음이 뒤섞인 복합적인 음향 환경이었다. 특히 섬마다 다른 종교적 배경에 따라 전혀 다른 소리가 형성되고, 그에 따라 공간의 분위기가 변화하는 점은 그의 관심을 더욱 확장시켰다.

이러한 경험은 인간이 자연에 순응하거나 반응해온 방식, 그리고 종교가 오랜 시간 인간의 삶과 긴밀하게 얽혀온 맥락을 환기시킨다. 오늘날 종교가 일상으로부터 일정 부분 분리되어 있는 것과 달리, 작가가 방문한 지역에서는 자연, 종교, 인간의 삶이 분리되지 않은 채 하나의 환경으로 작동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그는 자연의 미세한 내면적 소리를 추출하기보다, 특정 장소에서 표면적으로 발산되는 다양한 소리들을 있는 그대로 채집했다. 예컨대 새벽의 벌레 소리 위로 종교 의식의 기도 소리가 겹쳐지고, 그 사이로 빗소리와 같은 일상적 소리가 이어지는 식의 다층적인 음향이 그의 작업에 담겼다.

작가에게는 서로 다른 소리가 겹쳐지는 순간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감각되는 지점, 다시 말해 이질적인 요소들이 하나의 장으로 결합되는 찰나가 특별하게 들렸을 것이다. 채집된 소리는 가공되지 않은 채 발생한 날것의 소리들이 접촉하는 상태에 가깝다. 이는 특정 순간을 채우던 소리가 작가의 감각을 통해 그대로 전이된 결과이며, 그가 포착한 ‘태초의 소리’ 역시 인간과 자연이 분리되지 않은 채 공존하는 환경에서 생성된 소리라 할 수 있다. 이전 작업이 인간이 감지하기 어려운 자연의 미세한 진동을 드러내며 감각의 확장을 시도했다면, 이번 전시는 인간의 청각으로 직접 들을 수 있는 소리에 집중한다. 채집된 소리는 사운드스케이프로 설치되지만, 그것이 발생한 구체적 이미지나 오브제는 제공되지 않는다. 관객은 소리를 통해 장면을 유추할 수 있지만, 현장에서의 경험을 온전히 재현할 수는 없다. 이러한 한계를 전제한 채, 작가는 시각적 단서를 배제하고 특정 시공간을 채우던 감각 자체에 집중하도록 유도한다. 중요한 것은 기계에 기록된 소리의 재현이 아니라, 작가의 몸을 통과해 내면에 축적된 감각이다.

이처럼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하나의 시공간에서 중첩되어 생성된 소리는 복잡하고 다층적인 결합의 결과이다. 그러나 그 생생한 감각을 전시장으로 완전히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며, 작가 역시 이를 인식하고 있다. 전시에서 들리는 소리는 초지향성 스피커와 다중 스피커를 통해 전달되는 간접적 경험에 가깝고, 관객은 이를 통해 작가의 감각에 부분적으로만 접속하게 된다. 김준은 이러한 조건 속에서 관객이 소리를 의미로 환원하지 않고, 그 자체로 듣고 감각하기를 기대한다.

한편 전시는 두 개의 공간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이동하며 소리를 경험하는 공간으로,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 개별적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다른 하나는 혼자 머물며 소리에 몰입하는 공간으로,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 소리를 집중적으로 감각하게 한다. 전자가 우연성과 변화에 기반한 동적인 경험이라면, 후자는 정주와 몰입을 통한 정적인 경험을 유도한다. 이 두 공간은 감각의 결핍에서 충만으로, 다시 불완전성으로 이행하는 흐름을 구성한다.

《성스러운 지층》은 외부의 소리가 개인의 내부에 잠재된 감각을 깨우는 과정에 가깝다. 이는 언어와 이미지로 환원될 수 없는 경험으로, 서로 다른 요소들이 하나의 질서로 결합되기보다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감각의 상태를 형성한다. 관객은 전시 공간에서 다양한 소리를 인식 가능한 층위로 구분해 듣는 동시에, 그 이면에서 미세하게 진동하는 추상적 감각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감각은 즉각적으로 드러나기보다, 일정 시간 동안 집중하고 몰입하는 과정을 통해 서서히 형성된다.

작가는 바람 소리, 종소리, 빗소리, 새소리, 예배 소리 등 일상적으로 인지 가능한 소리에서 의미와 상징을 제거하고, 소리 자체에 깊이 몰입하는 상태를 제안한다. 이때 전시에서의 경험은 시각에 의존하지 않는 청각 중심의 감각으로 전환되며, 관객은 각자의 시공간에서 소리를 통해 내면을 구성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성스러운 지층’은 이성적 해석이나 이미지 중심의 인식이 아닌, 소리에 집중함으로써 열리는 감각의 층위이자 새로운 시공간으로 이해될 수 있다.

결국 김준이 말하는 ‘성스러움’은 종교적 엄숙함이나 숭고함에 있지 않다. 그것은 오히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소리들에 가까우며,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존재하는 소리에 깊이 침잠할 때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의식과 무의식이 교차하는 감각을 경험하게 되며, 이는 명상과 유사한 상태로 이어진다. 낯선 소리의 어색함을 지나 온전히 감각에 집중하는 ‘듣기’에 도달하는 순간, 우리는 작가가 의도한 성스러움에 접속하게 된다. 즉 《성스러운 지층》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곳이며, 여기서 들리는 것은 지구의 생태계와 그곳을 살아가는 인간이 사라지지 않는 한 지속될, 모든 시공간을 채우는 소리이다. 작가가 채집한 소리는 외부의 풍경을 재현하는 데에 머물지 않고, 각자의 내면에 새로운 울림으로 스며들어 ‘자라나는 소리’로 작동한다. 이 소리는 개인의 내부에서 확장되며, 다시 세계로 울려 퍼질 가능성을 내포한 채 새로운 울림을 형성할 것이다.


작가 소개 ㅣ 김준(b.1976)은 지질학적 연구와 음향 생태학을 바탕으로 특정 장소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탐구하는 사운드 아티스트이다. 그는 인간의 가청 범위를 넘어서는 소리와 전자기적 신호, 환경적 공명을 물리적·전자적 방법으로 채집하고, 이를 아카이브와 가변적 설치 형태의 사운드스케이프로 재구성한다. 대표작 〈피드백 필드〉(2012)는 통일 이후 독일의 역사·사회적 맥락과 산업 구조에 대한 현장 리서치에서 출발했으며, 비가시적 음향 현상이 환경과 신체 인식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는 계기가 되었다. 김준은 이러한 작업 방식을 ‘청각의 시각화’로 정의하며, 소리를 매개로 장소성, 기억, 시간의 층위를 감각적으로 드러내는 연구 기반의 예술 실천을 지속하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에코 로그: 자연의 시간》(2025, KAIST미술관), 《고요의 울림》(2025, 북촌문화센터), 《감각의 저장》(2024, 백아트), 《템페스트》(2022, 송은), 《상태적 진공》(2018, 다시세운광장) 등이 있다. 또한 《미술관을 기록하다》(2025, 성곡미술관), 《다시 지구, 다른 감각으로 응답하기》(2025, 서울시립미술관), 《공유지》(2024, 문화비축기지), 《우리가 바다》(2024, 경기도미술관), 《공중정원》(2023,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도시공명》(2022, 국립현대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작가김준 Kim Joon
전시장페리지갤러리 (PERIGEE GALLERY, ペリジー・ギャラリー)
주소
06716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 18주소 복사하기복사
오시는 길3호선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에서601m
기간2026.05.29(금) - 07.18(토)
관람시간10:30 - 18:00
휴일일요일, 공휴일, 12/3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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