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주 개인전
Seungjoo Lee solo exhibition
계속되는 소설 : An Ongoing Novel
여기, 창백해 보이는 화면을 보면, 우리는 생기나 열기가 빠졌거나 날아가 버렸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한때 있던 열기와 생기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딘가에 있긴 하다면 이 창백함 이면에, 그리고 과거라는 지나간 시점에 있지 않을까. 이승주가 느낀—그러나 회화에 오롯이 담아내지 못한—생기와 열기는 물러선 배후에, 과거에 두고 왔다고 할 수 있다. 이 열기는 순간적으로 다시, 화면에 잔향처럼 아련하게 달라붙는다. 이승주의 작업에서 두고 옴이란, 어떤 순간을 과거나 기억 속 어딘가에 두고 오는 동시에, 회화라는 형식에 두고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그때의 그 감정을 과거에 두고 왔고, 화면보다 더 깊은 곳에 두고 왔다. 생기와 열기는 표면에 노출되는 대신, 안쪽에서 맴돌며 이쪽을 향해 바라본다. 과거, 저편, 소멸의 저편에서 이쪽을 보는 시선은 창백함에 은은한 감각을 아로새긴다. 두고 왔을 뿐, 그 자체로 있지 않을 뿐, 여기에 있다. 작은 신호들, 여리고 미세한 신호들은 내밀함의 상태에서 잠시 깨어나, 이쪽을 다시 바라본다. 이쪽에는 붓을 든 화가가 있었고, 회화를 보는 사람이 있다. 작가 노트에서 이승주가 거듭 언급하는 ‘믿음’이란 이토록 내적이고 고요한, 창백한 화면이 온전히 그 내부를 드러내지 않은 채 우리와 마주하는 ‘그’ 순간, 즉 초월적인 만남을 향한 태도라 할 수 있다.
거실에—거기에 사람이 있을까 하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을 뿐, 여기에 있다. 풀밭을 지나, 집에서 시간을 보내, 오늘을 산다. 오늘의 살아 있음 밑에는 수많은 지나감이 포개어져 있다. 그 지나감의 층은 결코 웅변하거나 수다스럽지 않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바닥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시간들이 쌓여 있는 것처럼, 이승주의 회화는 부재하지 않는 동시에 부재하는 모습을 담는다. 두고 온 것들—과거에, 회화에, 회화의 깊숙한 곳에—을 재회한다는 믿음이 사람과 회화 사이에 탄생한다. 아련함이 강조되는 화면은 물러선 그 위치에 사람을 있게 한다. 여기서 사람이란 회화를 보는 사람은 물론, 이승주라는 한 사람이기도 한다. 전적으로 정적인 화면은, 그 물러선 위치에 사람의 열망을 담는다. 열망은 폭발하는 듯한 감정을 즉각적으로 드러낸 결과가 아닌, 거기에 다가갈 수 없거나 끝끝내 손에 잡을 수 없는 채 흩어지는 찰나 앞에서 추동되는 갈망을 의미한다. 지나감이라는 끝을 알지만, 그 끝의 끝(end of the edge)에서 다가가 대면과 접촉을 원하는 자의 시선이, 여기, 이승주의 회화에 있다.
-콘노 유키, 이승주 개인전 전시 서문 <두고 온 것들—과거에, 회화에, 회화의 깊숙한 곳에> 중 발췌
작품 리스트 요청 : [email protected]
전시 오프닝 : 4월 4일 토요일, 갤러리헤세드 프로필 상단 링크에서 선착순 신청
-
화요일 -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강남구 도곡동 458-6번지 네오빌딩 1층
We’re open from Tuesday to Saturday,
12PM till 6PM.
1F, 458-6, Dogok-dong, Gangnam-gu, Seoul
Seungjoo Lee solo exhibition
계속되는 소설 : An Ongoing Novel
여기, 창백해 보이는 화면을 보면, 우리는 생기나 열기가 빠졌거나 날아가 버렸다고 여길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한때 있던 열기와 생기는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일까. 어딘가에 있긴 하다면 이 창백함 이면에, 그리고 과거라는 지나간 시점에 있지 않을까. 이승주가 느낀—그러나 회화에 오롯이 담아내지 못한—생기와 열기는 물러선 배후에, 과거에 두고 왔다고 할 수 있다. 이 열기는 순간적으로 다시, 화면에 잔향처럼 아련하게 달라붙는다. 이승주의 작업에서 두고 옴이란, 어떤 순간을 과거나 기억 속 어딘가에 두고 오는 동시에, 회화라는 형식에 두고 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는 그때의 그 감정을 과거에 두고 왔고, 화면보다 더 깊은 곳에 두고 왔다. 생기와 열기는 표면에 노출되는 대신, 안쪽에서 맴돌며 이쪽을 향해 바라본다. 과거, 저편, 소멸의 저편에서 이쪽을 보는 시선은 창백함에 은은한 감각을 아로새긴다. 두고 왔을 뿐, 그 자체로 있지 않을 뿐, 여기에 있다. 작은 신호들, 여리고 미세한 신호들은 내밀함의 상태에서 잠시 깨어나, 이쪽을 다시 바라본다. 이쪽에는 붓을 든 화가가 있었고, 회화를 보는 사람이 있다. 작가 노트에서 이승주가 거듭 언급하는 ‘믿음’이란 이토록 내적이고 고요한, 창백한 화면이 온전히 그 내부를 드러내지 않은 채 우리와 마주하는 ‘그’ 순간, 즉 초월적인 만남을 향한 태도라 할 수 있다.
거실에—거기에 사람이 있을까 하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잘 보이지 않을 뿐, 여기에 있다. 풀밭을 지나, 집에서 시간을 보내, 오늘을 산다. 오늘의 살아 있음 밑에는 수많은 지나감이 포개어져 있다. 그 지나감의 층은 결코 웅변하거나 수다스럽지 않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바닥에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시간들이 쌓여 있는 것처럼, 이승주의 회화는 부재하지 않는 동시에 부재하는 모습을 담는다. 두고 온 것들—과거에, 회화에, 회화의 깊숙한 곳에—을 재회한다는 믿음이 사람과 회화 사이에 탄생한다. 아련함이 강조되는 화면은 물러선 그 위치에 사람을 있게 한다. 여기서 사람이란 회화를 보는 사람은 물론, 이승주라는 한 사람이기도 한다. 전적으로 정적인 화면은, 그 물러선 위치에 사람의 열망을 담는다. 열망은 폭발하는 듯한 감정을 즉각적으로 드러낸 결과가 아닌, 거기에 다가갈 수 없거나 끝끝내 손에 잡을 수 없는 채 흩어지는 찰나 앞에서 추동되는 갈망을 의미한다. 지나감이라는 끝을 알지만, 그 끝의 끝(end of the edge)에서 다가가 대면과 접촉을 원하는 자의 시선이, 여기, 이승주의 회화에 있다.
-콘노 유키, 이승주 개인전 전시 서문 <두고 온 것들—과거에, 회화에, 회화의 깊숙한 곳에> 중 발췌
작품 리스트 요청 : [email protected]
전시 오프닝 : 4월 4일 토요일, 갤러리헤세드 프로필 상단 링크에서 선착순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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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 토요일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강남구 도곡동 458-6번지 네오빌딩 1층
We’re open from Tuesday to Saturday,
12PM till 6PM.
1F, 458-6, Dogok-dong, Gangnam-gu, Seoul
| 작가 | 이승주 |
| 전시장 | 갤러리헤세드 (GALLERY HESED, ギャラリー・ヘセッド) |
| 주소 | 06300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378길 34 네오빌딩 1층주소 복사하기복사 |
| 오시는 길 | 3호선 매봉역 4번 출구에서 309m |
| 기간 | 2026.04.01(수) - 30(목) |
| 관람시간 | 12:00-18:00 |
| 휴일 | 일요일, 월요일 |
| SNS | |
| 웹사이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