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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앤타이거 뮤지엄 Rabbit and Tiger Museum of Art

래빗앤타이거

2025.11.27(목) - 12.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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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빗앤타이거 뮤지엄 𝑹𝒂𝒃𝒃𝒊𝒕 𝒂𝒏𝒅 𝑻𝒊𝒈𝒆𝒓 𝑴𝒖𝒔𝒆𝒖𝒎 𝒐𝒇 𝑨𝒓𝒕》

기간: 2025년 11월 27일(목) - 12월 7일(일), 14pm - 19pm (월 휴관)
장소: 래빗앤타이거 갤러리(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48-120, 1층)
참여작가: 김희주(@tlrkstlrkstlrks), 황은주(@h.e.ju_1arts)
글: 이해빈(@torus410), 한문희
디자인: 원소영(@soyoung_krw)
기획: 한문희(@minimanimunimo)
협력 기획: 이채원(@mychennyamour), 김희주
주최・주관: 래빗앤타이거 갤러리(@rabbitandtigergallery)

비교 대상이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위계가 있다. 뮤지엄과 독립(혹은 대안, 혹은 자생, 혹은 신생, 혹은 ···) 공간이라는 두 비교 대상은 그리 긴 시간도 아니지만 아주 짧은 시간도 아닌 동안 끊임없이 비교를 당하며 서로를 건드리고 진동하며 변화를 맞아 왔다. 아래 두 각주의 길이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술 행위가 이루어지는 두 공간은 (비)영리적 성격과, 공간 구성원의 성격이 상당 부분 유사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정의를 지닌다. 뮤지엄의 성격은 비교적 간명하게 설명될 수 있고, 이를 엮는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의 존재로 인해 공간으로써 이들의 역할도 특정지어진다. 그에 반해, 독립 공간은 정립되지 않은 역사와 규정될 수 없는 명칭의 다양성으로 하여금 ‘불가능성’을 담지한 채 시작하게 된다.

두 집단은 상이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간주되지만, 실제로 그러한가? 즉, 뮤지엄의 권위와 관성은 정말로 견고한 것인가? 국제박물관협의회의 정의처럼, 그들은 정말 사회에 봉사하고 윤리적이고 전문적으로 열려 있는가? 혹은, 독립공간의 자율성과 실험 정신은 실제로 지켜지고 있는가? 혹은, 지켜지기를 원하는가? 실상 지금 이들은 서로의 영역을 선망하고 훔침으로써 뒤섞이고 있지는 않나. 이러한 도난은 그 안에 위치한 사람들, 두 공간을 오가는 사람들―미술 노동자뿐 아니라 관람객에 이르는―의 인식에 의해 발생되고 있을는지도 모른다.

이 곳 역시 도난과 사기의 현장이다. 뮤지엄의 형식을 훔치고 그들의 공간(성)을 훔쳐냄으로써 다시금 독립공간의 불가능성을 내보이는 것이다. 불가능하다는 말은 한계를 깨닫는 다소 겸허한 말일 수도 있겠으나, 이 곳에서는 외려 뻔뻔한 변명으로 작동한다. 뮤지엄에서 보이지 않는 것들, 보이지 않도록 강요된 것들은 여기서 비가시적일 수가 없다. 고급 자재이지만 매끄럽지 않은 마무리감이 눈에 뜨이고, 서빙되는 음식은 노동하는 몸을 그대로 드러내며, 훈장처럼 보이는 오브제에는 실상 권위가 없다. 여기 놓인 김희주와 황은주의 작품은 필연적으로 양면적이며, 도달할 수도, 도달하지도 않을 방식으로써 뮤지엄의 형식과 공간(성)을 유희하는 비웃음(sarcasm)이 깔려 있다. 권위를 갖는 것들은 그처럼 언제든 우스운 것이 되는 법이다. 우리는 여기서 빠르게 비웃고, 이내 사라질 것이다. 유지란 불가능하니까. 그리고 그것을 우리는 기꺼워하므로.


글| 한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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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s funny, but it's true
And it's true, but it's not funny

전시의 기획안을 받아 든 채 얼마간 대화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불현듯 노래 한 구절이 머릿속을 스쳤다. ‘우습지만, 사실이야. 사실이지만, 우습지 않아’ 정도로 번역되는 이 가사에 모종의 이유로 어떤 진리라도 있다는 듯 여기고 살아왔지만 굳이 입 밖으로 꺼낸 적은 없다. 누설된 바 없는 이 비밀은, 좁다랗고 정겨운 골목에 자리 잡은 이 전시 공간이 어느 정도 이상의 스케일과 볼륨을 그려볼 수밖에 없는 ‘뮤지엄’을 자처한 순간에 폭로될 기회를 노리고 있었다.

흔히 ‘공간’이라고 칭하는 곳과 미술관, 둘 모두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이 둘을 곁눈질로 살피는 이들의 자조적 태도와 패러디적 연출 안에는 적당한 이상향과 당장의 현실, 달고 쓴웃음이 복잡하게 뒤엉켜 있다. 본래 패러디란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역설적인 내려치기의 전략이자 꽤 정성스레 껍데기를 흉내 내어 선보임으로써 되려 속내와 민낯을 까 보이는 우회적인 방식의 공격이다. 종국에 공격의 대상이 받을 타격감이 0에 수렴한다 해도 이 모든 과정의 ‘재미없음’에서 비롯될 절망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재미와 웃음만큼은, 이미 실질적 공격의 실패를 전제한 태세로 뛰어들었기에 우는 것보다 웃는 게 더 수월한 쪽의 것이다.

전시장에 깔린 푸른 카펫은 사실 어느 ‘미술관’에서 개최한 행사에서 명품 브랜드로부터 고액의 후원을 받아 제작된 전시 조성물의 일부를 가져와 재활용한 것이다. 거칠게 뜯어 온 품질 좋은 카펫을 전시를 기획하고 이에 참여한 인원이 전시장 바닥에 둘러앉아 직접 도려내고 썰어가며 설치했다. 이 현장은 또 다른 어느 ‘미술관’에서 전시를 꾸리는 과정에서 일할 몸들을 동원하는 모양새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였다. 무릇 이 전략의 목표는 무대의 모방이지 무대를 올리기까지의 과정까지 따라 할 의도는 없었거늘, 놀랍도록 유사한 노동 현장의 데자뷔는 애초에 거리를 두고 감행한 ‘위를 향한 공격’이라는 설정에 결함을 일으키고 만다. 여기서 기획자가 던진 질문을 다시 반복하자면, ‘두 집단은 상이한 성격을 지닌 것으로 생각되지만, 실제로 그러한가? 특히, 뮤지엄의 권위와 관성은 정말로 견고한 것인가?’ 자조적 패러디의 쓴맛이 답변을 대신할 수도 있겠다.

일 년이 조금 덜 되는 주기로 눈앞에 놓이는 종이 한 장에 운명이 걸린 기간제 미술 노동자들이 모인 바닥에 그보다 다소 빈번한 주기로 찾아오는 육체노동과 맞서는 우스갯소리가 짙게 깔린다. 인용한 가사의 두 번째 문장처럼 모든 것은 사실(현실)이고 이 현실의 속사정은 조금도 우습지 않다. 여러 몸이 부대끼며 만들어낸 전시가 끝나면 그중 과반수는 다른 어디론가 잠시 정박할 곳을 찾으러 떠나지만, 이들이 남긴 무형의 노동과 웃음들은 남아야 할 것이다. 전시와 함께 떠오른 노래의 제목은 'Some Things Last a Long Time‘이다. “어떤 것들은 오래 남는다.” 그것도 아주 오래.

글| 이해빈



* 오프닝 퍼포먼스와 케이터링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참여 신청은 아래 구글폼으로 접속해주세요.
https://forms.gle/ULDYexz6ZQ4aNKUb6
*드레스코드: (불)투명한 드레스
* 본인의 컵 혹은 텀블러를 가져 오시면 좋습니다.

Répondez s’il vous plaît !

오프닝 퍼포먼스: 김희주, ⟨오르또따띨레 𝙊𝙧𝙩𝙤𝙩𝙖𝙩𝙩𝙞𝙡𝙚 IIII: (불)투명한 케이터링⟩
일시: 11월 27일(목) 6pm~8pm
장소: 래빗앤타이거 갤러리(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48-120, 1층)
퍼포머: 권영환, 황수정, 박정인, Silke, Saurak, 김은영, 김재아, 권민영, 정윤선, 금소현, 황나금, 여정은, 최영서, 장미, Christian, 황유미, 박정혜, 안수빈, 황은실, 임지현
작가김희주, 황은주
전시장래빗앤타이거 (Rabbit and Tiger Gallery)
주소
03616
서울 서대문구 세검정로1길 46 1층
오시는 길3호선 홍제역 1번 출구로 나와 홍제초등학교 방향으로 도보 10분 거리에 있습니다. 홍은1동 자치회관 바로 맞은편에 있습니다.
**별도의 주차장이 없습니다. 인근 유진상가 인왕시장 앞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기간2025.11.27(목) - 12.07(일)
관람시간14:00-19:00
휴일월요일 *운영시간은 전시 일정에 따라 수시로 변동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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