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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의 소문과 오래된 증거로부터

챔버

2025.08.29(금) - 09.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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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 괴뢰국부터 북-중 무역까지―
동북아시아를 가로지르는 사람과 물건의 이동을 추적한 리서치-기반 기획전

《방금 전의 소문과 오래된 증거로부터》 개최
‘분단과 식민이 왜곡한 시공간을 우회하며 과거와 현재를 재구성’


현대미술 공간 챔버(CHAMBER)는 오는 8월 29일(금)부터 9월 14일(일)까지 리서치-기반 전시 《방금 전의 소문과 오래된 증거로부터》(From Recent Rumors and Old Traces)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시각 예술가 반재하와 최가영, 기획자 이혜원의 리서치를 바탕으로, 중국 대련, 단둥, 선양, 장춘, 연변, 도문 등지를 여행하며 수집한 기록과 물품,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마주한 연결과 단절, 우회의 감각을 전시로 풀어낸다. 한때 철도망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었던 동북아시아―남한과 북한, 중국, 일본―도시들의 과거와 현재를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라는 렌즈를 통해 재구성하며, 분단과 식민주의가 남긴 유통 시스템의 흔적을 탐색하는 본 전시는 올해 10월 30일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예정된 리서치-기반 퍼포먼스로 확장될 예정이다.

반재하 작가는 ‘유통’과 ‘분단’의 관계를 꾸준히 탐구해 왔다. 〈무제〉와 〈허풍선이, 촌뜨기, 익살꾼〉은 한반도의 냉전 잔재가 상품화·검열되는 과정을 블랙 코미디로 풀어낸다. 그는 미국 주문 제작 쇼핑몰에서 ‘북한’ 테마의 머그컵, 티셔츠, 텀블러, 에코백 등을 한국으로 제작 주문해, 금기된 북한 지도자 초상과 프로파간다가 키치한 소비재로 변모하는 자본주의의 유연함과 언캐니함을 드러내려 했다. 그러나 ‘The Great Leader Kim Il-sung’이라는 상품명으로 인해 관세사무소와 국가정보원의 55일간의 ‘야단·탐문·회유’와 통관 지연을 겪으며 계획이 무산된다. 작가는 이를 ‘남한이라는 무대, 국가보안법이라는 장막, 38선이라는 제4의 벽이 있는 연극’에 비유하며, 노스롭 프라이가 분류한 희극 캐릭터 유형에 따라 관세사무소·국정원·세관을 허풍선이·촌뜨기·익살꾼에 대응시켜 공무 수행이 연기처럼 변하는 순간을 유머러스하게 드러냈다.

반재하 작가는 ‘쇼핑’이라는 일상 행위를 통해 분단이 만든 왜곡된 구조를 확장된 지정학적 네트워크 속에서 탐구하는 신작 〈부재시 픽션은 문 앞에 놔주세요〉를 선보인다. 전작 〈허풍선이, 촌뜨기, 익살꾼〉이 ‘북한 굿즈’ 주문을 둘러싼 기관과 개인의 역할극이었다면, 이번에는 그 주문이 통과하는 왜곡된 유통망 자체를 무대로 삼아 분단 이후의 비가시적 흐름을 설치로 구현한다. 작가를 추동한 것은 북한-중국 접경 도시에 가면 북한 물건이 유통되고 있다는 ‘소문’이었다. 이런 현상을 리서치하기 위해 작가는 북-중 접경지역까지 찾아 가지만 대북 제재로 인해 단절된 교역으로 실패하고, 오히려 해외 컬렉터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는 ‘북한 굿즈’를 온라인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를 계기로 작가는 전시장에 굿즈 주문 시스템을 모티프로 한 인터랙티브 설치를 선보이며, 물건이 이동하는 여정을 시뮬레이션 한다. 새벽 배송이 일상이 된 시대에, 서울에서 멀지 않은 어떤 지역과 관련되어 보이는 물건이 이곳에 오기까지 거듭되는 비가시적 거래·환적·통관 지연·경로 변경은 분단이라는 거대 중력이 동시대 한반도의 유통 경로를 굴절·왜곡시키는 현실을 드러낸다.

반재하 작가가 과거의 분단이 현재의 상품의 유통 구조에 끼치는 영향에 집중한다면, 최가영 작가는 현재 유통되는 ‘통조림’을 매개로 과거의 흔적을 추적한다. 작가에게 통조림은 “자연스러운 흐름에서는 만나지 못할 시간과 장소를 접붙이는 수단”이자, 시간을 보존하고 공간을 옮기는 욕망의 상징이다. 이번 신작에서 그는 ‘털게 통조림’을 따라 과거와 미래, 국경을 넘나드는 여정을 기록한다. 털게는 러시아, 일본 홋카이도, 북한 동해에서 잡히며, 일제 시기에는 사치품이자 조선인 노동 착취의 산물이었다. 작가는 식민지 시절 통조림이 조선과 만주를 오간 기록과, 최근 북한산 털게가 중국산으로 둔갑해 대북 제재를 회피한다는 연구를 바탕으로, 이를 남한으로 들여오는 과정을 통해 20세기 초 유통 경로를 재구성한다.

〈103년 전의 가이드북과 털이 자라나는 게〉에서 작가는 일본 남만주철도주식회사의 여행 안내서를 따라 홋카이도에서 한반도, 대련, 장춘까지 군수 물자와 관광객이 오갔던 철로를 이동한다. 영상과 함께 전시된 만주국 시절 엽서·책자, 수집한 통조림과 라벨은 과거를 현재로 환적하는 매개로 작동하며, 한때 해상과 육상으로 연결된 동북아시아를 상상하게 한다. 관객이 전시장 정보를 따라 자신만의 여정을 설계하는 워크북 키트도 함께 제공된다.

본 프로젝트는 동북아시아의 지리적·정치적 경계가 만들어낸 단절을 재구성하려는 시도이자, 개인적 경험과 역사적 서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새로운 감각을 발굴하려는 실천이다. 이를 통해 떠도는 소문과, 오래된 흔적과, 현실의 경험을 엮어 관객으로 하여금 과거와 현재의 단절과 연결을 넘어 끝없는 우회와 헤맴으로 점철된 여정을 상상하도록 이끌 것이다.

전시 이후 오는 10월 30일 (목)에는 본 프로젝트의 리서치-기반 퍼포먼스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에서 두 작가가 각자의 리서치와 연계된 물건과 그 물건을 쫓게 된 과정에 집중했다면, 퍼포먼스에서는 해당 물건이 유통되는 더 넓은 맥락과 리서치 트립 과정에서 겪은 사건들을 서사화하여 관객과 직접 소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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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개요
●전시 제목: 《방금 전의 소문과 오래된 증거로부터》
●전시 기간: 2025년 8월 29일 (금) – 9월 14일 (일) 12:00 - 19:00 월요일 휴관
●전시 장소: 챔버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6-6)
●퍼포먼스 일정: 2025년 10월 30일 (목)
●퍼포먼스 장소: 인천아트플랫폼 공연장
●기획: 이혜원
●참여 작가: 반재하, 최가영
●디자인: 반재하
●통역: 김재민이
●공간 후원: 챔버
●관련 문의: 이혜원 기획자 / [email protected]
작가반재하, 최가영
전시장챔버 (CHMBR, チャンバー)
주소
02860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6-6 하얀벽 단층 건물
오시는 길한성대입구역 1번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인디언(웰메이드 삼선교직영점) 매장 옆 골목길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기간2025.08.29(금) - 09.14(일)
관람시간12:00-19:00
휴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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