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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uvage

더 소소

2025.08.22(금) - 09.0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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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개요
• 전시제목 : Sauvage
• 참여작가 : 김윤수 박기원 배종헌 양정욱 이인현
• 기 획 : 갤러리 소소
• 주 최 : 갤러리 소소
• 전시장소 : 서울시 중구 청계천로 172-1 더 소소 4층
• 전시기간 : 2025. 8. 22 (금) - 9. 6 (토) 13:00-18:00 일, 월 휴관

오는 8월 22일, 갤러리 소소는 2025년 8월, 중견 작가 박기원, 이인현을 필두로 하여 국내외 미술계에 족적을 남기고 있는 양정욱, 배종헌, 김윤수 총 5인의 작가로 구성된 단체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2007년 갤러리 소소 개관 이래로 주요한 전시를 함께해 온 작가들이 참여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전시로, 주요 미술 행사가 집중되는 9월 미술주간을 맞이하여 한국 및 국제 미술계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선보이는 한편, 소소의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기획되었다.
전시에 참여하는 각 작가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매체를 탐구하고 시간과 공간, 관람객 사이의 상호작용을 탐구해왔다. 김윤수 작가는 ‘퇴적’과 ‘명상’을 담은 조각과 드로잉을 주요 매체로 채택하고 ‘울트라 마린’이라는 특정 색을 사용함으로써 시간의 깊이와 삶의 흔적을 작품으로 응축해낸다. 이인현 작가는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회화의 지층’ 시리즈를 통해 입체적 회화의 가능성을 실험해왔다. 이번 전시에는 3.6m의 대형 캔버스 작품과 판화 작품을 출품함으로써 작가의 작업 인생 전반에 걸친 매체 실험을 재확인한다. 배종헌 작가는 골목의 벽, 시멘트 자국, 조각상의 표면에서 자연의 형상을 찾아내고, 화려함의 이면에서 소박한 아름다움을 찾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너스의 등>을 통해 카메라와 관람객의 시선이 닿지 않는 비너스의 뒷모습을 조명하여 무용하거나 무가치하다고 여겨지는 것들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다. 양정욱 작가의 작업은 기계를 사용하지만 차갑고 미래적이기 보다는 따뜻하고 인간적이라는 아날로그적 감각을 제공한다. 양정욱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에디션 신작 <말이 없는 사람>과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를 최초로 선보인다. 박기원 작가는 작품과 공간, 그리고 관람객 사이의 관계를 실험한다. 빛의 유입과 전시 공간 및 다른 참여 작가들의 작품을 고려하여 설치한 세 점의 장지 작업은 관람객이 작품을 단순히 응시하는 것을 넘어, 오감으로 지각하고 이동하며 체험하게끔 유도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갤러리 소소는 지난 수년간 함께 성장해온 소소의 대표 작가와 함께 갤러리가 지향해온 미술사적 태도와 방향성을 보여줄 것이다. 갤러리 소소는 소소의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시간, 장소, 감각의 층위를 다층적으로 체험하고 소소의 역사와 현재, 그리고 앞날을 함께 확인하기를 기대한다.
《Sauvage》는 9월 6일까지 을지로 청계천의 더 소소 4층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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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서문

박이정 (갤러리 소소)
인간은 실질적으로 유용한 것을 만들어내는 합리적인 존재이기도 하지만, 가장 쓸모없는 것을 만들어내는 비합리적인 존재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실용적인 면보다는 심미적 가치와 예술적 표현에 집중하는 ‘순수 예술(fine art)’이 대표적인 무용(無用)의 영역에 속한다. 가장 정제되었다는 의미의 ‘fine’은 실용적 목적이 배제되었기 때문에 가장 순수하며, 그렇기 때문에 가장 쓸모없는 행위인 예술 창작은 역설적으로 가장 인간다운 것이 된다. 흥미롭게도 미술사학자는 미술의 기원을 약 4만년 전 구석기 시대의 동굴벽화에서 찾는데, 인간보다는 원숭이에 가까웠을 이들이 남긴 흔적이 예술이 될 수 있는 이유는 이 흔적이 자기표현과 미적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저 멀리, 아득한 어둠 속에서 야만인(savage)이 남긴 흔적에 매혹된다.
갤러리 소소 기획의 단체전 《Sauvage》는 예술 창작에 대한 본성과 기원, 인간다움을 탐구하는 다섯 작가의 작업을 조명한다. 프랑스어 ‘sauvage’는 오늘날 ‘야만적인’이라는 의미로 해석되지만 라틴어 silvaticus(숲의, 숲에 사는)에서 유래한 이 단어에는 ‘형식화되기 이전의 감각, 길들기 이전의 충동, 그리고 언어로 포획되지 않는 분위기’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김윤수, 박기원, 배종헌, 양정욱, 이인현은 모두 갤러리 소소와 오랜 시간 인연을 맺어온 작가들이다. 갤러리 소소의 19년을 돌아보며 마련한 이번 전시는 ‘sauvage’라는 키워드를 통해 꾸며내지 않은 날 것의 미술과 창작의 초심을 돌아보며, 다섯 작가는 세련된 언어로 붙잡을 수 없는 본능적인 미적 탐구의 과정을 전시 공간에 펼쳐낸다.
김윤수 작가는 조각과 드로잉을 통해 퇴적과 명상의 과정을 시각화한다. 그의 조각은 발에서 출발한다. 인간 신체 중 가장 낮은 곳에 위치한 발은 육중한 몸을 지탱하고, 머나먼 곳으로 그 몸을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그 노동의 흔적인 발자국은 시간의 흐름과 바람결에 의해 이내 지워진다. 발바닥을 투명한 비닐에 본떠 그리고, 오리고, 또다시 그리고 오리는 행위를 반복하며 수평적으로 쌓아 올리는 김윤수의 작업은 사라진 발걸음의 궤적을 정성스럽게 되살리는 과정이다. <바람의 표면 Surface of Wind>의 제일 밑바닥에는 뚜렷한 모양의 발바닥이 있다. 그러나 작품 앞에 선 관람객은 이 작품이 발바닥에서 시작되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지도 모른다. 발바닥을 증식시키며 쌓아 올린 과정의 결과물은 바람, 혹은 파도처럼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자연의 형상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다. 조각 옆 벽면에 소개된 네 개의 드로잉 <바람이 쉼이 없이 세상의 모든 경계를 어루만져주듯이 Like Wind Restlessly Caresses All the Boundaries of the World>는 연약하고 흩날리는 파스텔을 재료로 사용한다. 바람이 만물의 경계선을 지우고, 고요하게 사람들 사이의 공간을 메우듯이 김윤수는 재료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남기고는 곧 사라져 버리는 아쉬운 흔적을 다시 쌓고, 어루만지고, 돌아본다.
배종헌 작가는 쓸모없음 속에 있는 본질적인 아름다움을 살핀다. 동네 골목길과 콘크리트 벽에서 영감을 얻는 그는 인공물에서 산수를 찾아내곤 한다. <무도無道_ 콘크리트 추억, 그 요철과 생채기, 도시먼지 No way_ Concrete Memories, Stained by Time, Scarred by Touch, City Dust>는 동네를 산책하다 마주친 벽면에서 폭포, 꽃, 나무와 같은 자연물의 형상을 찾아낸 작품이다. 멀리 여행을 떠나기보다는 주변을 산책하며 창작의 실마리를 얻는 그의 작업방식과 결과물은 마치 라스코 동굴의 튀어나온 부분의 양감이 자연스럽게 하늘이 되고 그 아래 그려진 동물이 땅 위를 뛰어다니는 형상으로 읽히는 것과 닮아 있다. 자연 동굴의 불균등한 표면을 닮은 오늘날의 시멘트와 콘크리트 벽면 앞에서 그는 문명의 껍질을 벗기고 본능적이고 원형적인 창작의 근원으로 돌아간다. 전시장 한쪽 면을 가득 채운 <비너스의 등 Venus’s Back>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이면을 조명한다. 이상적인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여신 비너스는 관념적인 대상이지만, 사람들은 이제 이 관념을 모방한 <밀로의 비너스>를 아름다움의 실체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배종헌은 이 아름다움의 모방을 아름다움으로 재생산하지 않는다. 자연 동굴의 불균등한 표면을 닮은 조각상의 생채기에서 다시 자연을 찾을 뿐이다.
양정욱 작가는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갖는다. 사람은 무엇으로 움직이고, 어떻게 하여 삶이 움직이는가에 대한 탐구에 천착하는 그는 기계를 작동시키는 동력이 모터라면 사람을 움직이게 하는 동력은 마음이라고 말한다. 기계와 아날로그적 재료를 함께 사용하는 그의 설치 조각의 핵심은 움직임에 있다. 기계도 인간도 절대적인 정지 상태에 머물러 있지 않다. 정지 되어있는 상태에서도 끊임없이 미세한 진동이 울리며 그 진동은 균형을 맞춘다. 그가 《Sauvage》에서 첫 선을 보이는 두 개의 작품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 I Once Saw a Man Who Stood Still>와 <말이 없는 사람 A Man without Words>은 모두 사람을 은유한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수평이 맞지 않은 나뭇가지가 기우뚱거리며 움직이고 있는 조각은 어딘가 고장 나 있는 인간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제목은 <말이 없는 사람>이지만 옅은 따뜻한 색감의 백열등을 반짝이는 이 조각은 정지하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는 ‘마음’을 가진 사람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낸다. <가만히 있는 사람을 본적이 있다>는 들숨과 날숨을 내쉬며 오르락내리락하는 갈비뼈처럼 보이기도 하고, 지친 현대인의 굽은 어깨처럼 보이기도 한다. 양정욱은 완벽한 원형과 깔끔한 마감을 지향하지 않는다. 다만 멈추지 않는 움직임을 통해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를 재고하게 한다.
이인현 작가는 ‘회화의 지층(L'épistémè of Painting)’이라는 이름 아래 매체의 본성을 드러내는 작업을 펼친다.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들며 극히 간결한 화면을 만들어내는 그는 이번 전시에서 재료 차원의 작업을 보여주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전통적인 정면 회화를 부정하고 입체적 회화를 제안하는 그의 캔버스 작품은 10cm의 두꺼운 측면 두께를 가지고 있으며, 작품에 전시가치로서 아우라를 덧입히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액자를 씌우지 않는다. 반면, 함께 전시된 동명의 판화 <회화의 지층 - 어두워질때까지 #2 L'épistémè of Painting - 4D Perspective part 2>에는 액자가 씌워져 있다. 하지만 이 판화 작품에서 액자는 판화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부수적인 장치로 이용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의 일부로 기능한다. 액자 내부 하단에 인쇄된 제목은 관람객이 몸을 움직이며 작품을 감상하게 하고자 하는 그의 의도를 그대로 반영한다. 정면부와 측면부, 중심부와 주변부가 나누어지지 않고, 작가의 흔적인 붓질(stroke)도 생산하지 않는 그의 작업은 인공적인 이미지와 이야기를 만들어내지 않는다. 작품에서 형상과 환영을 읽어내는 것은 관람객과 전시 공간이 맺는 상호작용에서 비롯될 뿐이다.
박기원 작가는 공간과 회화, 설치의 경계를 넘나든다. 그는 자연과 공간을 미술의 대상으로 삼아 이를 재해석하며, 이번 전시에서도 공간과의 조응을 고려해 작품을 배치한다. 전시 공간은 단순히 작품을 관람하는 장소에 머무르지 않는다. 을지로에 위치한 더 소소는 구건물과 젊은 감각의 상점들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 매혹적인 장소에 자리하고 있다. 전시 공간의 양쪽 창 너머로는 오래된 건물 지붕과 전신주, 신축 건물, 도시의 선들, 그리고 겹겹이 쌓인 산등성이가 엎치락뒤치락 병존하며 펼쳐진다. 이 다층적인 공간에 설치된 시리즈 〈넓이 Width〉는 수직·수평·대각선이라는 기본 요소와 자연을 닮은 색감을 통해 공간감을 확장한다. 장지 작업의 여백이 작품을 작품 바깥의 물리적 공간으로 이어져 확장되게 만들며, 화면 위에 그어진 선들은 이제 색면 밖으로 뻗어 나가 전신주 혹은 햇빛의 줄기와 이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확장된 감각은 함께 전시된 네 작가의 작품과 어우러져 공감각적 경험을 가능케 한다.
《Sauvage》는 지난 수년간 함께 성장해 온 소소의 대표 작가와 함께 갤러리가 지향해온 미술사적 태도와 방향성을 보여주고자 기획되었다. 김윤수, 박기원, 배종헌, 양정욱, 이인현 다섯 작가의 작품을 매개로 인간의 창작 본능과 미술의 기원을 동시대적 맥락에서 조명한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들은 각 작가의 내면 깊숙이 자리한 미적 욕구에 대한 본능을 발견하고, 서로 다른 표현들이 한 공간 안에서 공명하는 순간을 경험하길 기대한다.
작가김윤수 박기원 배종헌 양정욱 이인현
전시장더 소소 (The SoSo, ザ・ソソ)
주소
04545
서울 중구 청계천로 172-1, 4층-5층
오시는 길지하철 2,5호선 을지로4가역 3번 출구에서 도보 3분
1층 강성전기가 있는 건물 4층과 5층
기간2025.08.22(금) - 09.06(토)
관람시간13:00-18:00
휴일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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