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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빛 너울

예술공간 의식주

2025.04.26(토) - 05.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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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토요일부터 2025년 예술공간 의식주 공모선정 작가 박진주의 개인전 '살빛 너울'이 진행됩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투명하게 비치는 화면위에 새겨진 여러 가지 형태의 상흔을 잔잔하게 비치는 선홍색의 물결로 소환합니다.

많은 관심과 방문 부탁드립니다.

✨ 전시명: 살빛 너울
✨ 선정작가: 박진주
✨ 전시서문: 박소호
✨ 포스터 디자인: 박소호
✨ 일정: 2025.04.26(토)-2025.5.11(일)
✨ 운영시간: 13:30~18:30 (월요일, 화요일 휴무)
✨ 주관·주최: 예술공간 의식주
✨ 후원: 서울문화재단 창작예술공간 지원사업
✨전시장소: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80 2층, 예술공간 의식주

# 몸
우리는 오래전부터 복잡한 신체를 통해 이루어지는 폭력의 현장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이 유기체 덩어리는 생태계의 테두리 안에 속해 있기에 피해와 가해의 장소에서 영원히 해방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공동체를 통해 이 파괴의 현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폭력적인 우리의 입은 쉴 새 없이 가장 멀리, 가장 넓은 범위에 이르기까지 날카로운 언어들을 퍼트리고 있다. 이와 함께 음식을 섭취하고 자원을 채굴하기 위해 많은 것들을 태워 버린다. 채소와 식물, 동물과 생명의 시간을 빼앗아 가며 살아가는 정점의 포식자이다. 동시에 애석하게도 우리가 지닌 능력과 감정은 사회와 조직을 위해 기꺼이 헌납된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건설해 온 가장 상위 포식자로써 군림하게 된 공동체 안에서 우리는 위계의 상아탑에 각자의 취향과 이름을 약탈당하는 피해자다.

우리의 몸에는 폭력을 자행하고 받아내는 두 개의 붉은 핏줄이 있다. 이 벌건 액체가 순환되고 숨이 지속될수록 수많은 사건과 사고가 양산된다. 가장 가까운 이와의 갈등부터 드넓은 세상 속에서의 고군분투, 그리고 끝내 스스로에게 돌려지는 화살의 방향까지, 마음과 정서에 새겨지는 크고 작은 상처들은 언제나 우리의 몸을 파고든다. 시간은 언제나 뒤돌아볼 틈을 주지 않기에 이 여러 겹의 상흔과 푸른 단서들은 점차 깊고 짙은 너울을 만들어낸다. 특히, 가장 바깥에 있는 가냘픈 피부는 붉은 폭력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크기와 관계없이 생에서 일어난 압력의 흔적, 섭취와 약탈의 단서들이 스며있다. 알 수 없는 힘으로 새겨진 크거나 작은 흉터, 노화의 길로 이끄는 태양이 만들어낸 주름, 장신구들이 지나간 구멍, 그리고 실핏줄이 터져 만들어진 푸른 멍은 여전히 뼈와 내장, 근육을 감싸고 있는 가장 바깥의 피부에 수많은 가해와 피해의 서사가 함께 봉인되어 있다.
(전시서문 중에서)
작가박진주
전시장예술공간 의식주 (the necessaries, アートスペース衣食住)
주소
03695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80 201호
기간2025.04.26(토) - 05.11(일)
관람시간13:30-18:30
휴일월요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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