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원실명불멸화≫
최지수 개인전
‘지옥이란 사람들이 고통받는 곳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아무도 보려 하지 않는 곳을 말한다.’
-만수르 알할라즈 / 『가자란 무엇인가』 오카 마리, 두번째테제
≪낙원실명불멸화(樂園失明不滅火)≫의 타이틀은, 원칙적으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살상무기이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투하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백린탄에서 영감을 받은 제목이다. 백린탄은 시야를 차단하는 특수연막탄인 동시에 물을 아무리 끼얹어도 소화되지 않고 사람의 피부를 녹이면서 들러붙는 소이탄이다.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낙원,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는 낙원에 기묘한 존재가 날아다닌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백린탄천사>로, 실제 백린탄의 형상을 중세 종교회화에 나타나는 두상뿐인 천사 케루빔의 도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낙원도> 연작은 오키나와, 하와이, 제주 등 과거 전쟁 발발 지역이었던 관광 섬들의 풍경을 수집해 특정성을 희석하고 재창조한 작업이다. <낙원도> 연작이 보여주는 고요한 붉은 섬의 정경은 천사 연작(<전투기, 천사, 탄생, 순환>)에 이르러 빛이나 공기와 같이 보다 물성을 초월한 형상으로 진화한다. <낙원식물도감> 연작 속 뿌리 내린 신체성의 감각은 보다 아득히 공중의 영역으로 멀어진다. 그렇다면 이들 천사들이 안착하는 대신 부유하는 낙원이란 어떤 장소인가.– 전시 서문 中
한계를 넘은 고통을 지나서야 비로소 닿을 수 있는 낙원이 있다.
그곳은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으며, 무한한 공허 아래 붉은 선이 지표로 존재한다. 수많은 얼굴과 이야기는 풀 아래 묻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귀를 메우는 먹먹함은 진공의 상태와도 같지만, 표정 없는 기둥의 머리가 희미하게 흔들린다.
상대적인 평화는 힘이 없다.
절대적인 평화를 말하는 낙원은 돌아오지 않는 이들의 뒷모습과 닮아 있다.
-전시 서문: 이태인
-디자인: 김은섭
-설치 도움: 이산오
-촬영: 양이언
-전시연계프로그램 『가자란 무엇인가』 읽기모임: 2025.2.10(월) 19:00
<선착순 6명 신청링크: 챔버 인스타그램 프로필 참조>
2025.2.5.(수) - 2025.2.17.(월)
12:00 – 19:00 휴무일 없음
챔버 CHMBR (성북구 동소문로 26-6)
최지수 개인전
‘지옥이란 사람들이 고통받는 곳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아무도 보려 하지 않는 곳을 말한다.’
-만수르 알할라즈 / 『가자란 무엇인가』 오카 마리, 두번째테제
≪낙원실명불멸화(樂園失明不滅火)≫의 타이틀은, 원칙적으로는 사용이 금지되어 있는 살상무기이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투하하는 것으로 악명 높은 백린탄에서 영감을 받은 제목이다. 백린탄은 시야를 차단하는 특수연막탄인 동시에 물을 아무리 끼얹어도 소화되지 않고 사람의 피부를 녹이면서 들러붙는 소이탄이다. 눈을 뜰 수 없게 만드는 낙원, 꺼지지 않는 불꽃이 타오르는 낙원에 기묘한 존재가 날아다닌다. 이번 전시의 메인 작업이라고 할 수 있는 <백린탄천사>로, 실제 백린탄의 형상을 중세 종교회화에 나타나는 두상뿐인 천사 케루빔의 도상으로 재현한 것이다. <낙원도> 연작은 오키나와, 하와이, 제주 등 과거 전쟁 발발 지역이었던 관광 섬들의 풍경을 수집해 특정성을 희석하고 재창조한 작업이다. <낙원도> 연작이 보여주는 고요한 붉은 섬의 정경은 천사 연작(<전투기, 천사, 탄생, 순환>)에 이르러 빛이나 공기와 같이 보다 물성을 초월한 형상으로 진화한다. <낙원식물도감> 연작 속 뿌리 내린 신체성의 감각은 보다 아득히 공중의 영역으로 멀어진다. 그렇다면 이들 천사들이 안착하는 대신 부유하는 낙원이란 어떤 장소인가.– 전시 서문 中
한계를 넘은 고통을 지나서야 비로소 닿을 수 있는 낙원이 있다.
그곳은 어떠한 흔적도 남아있지 않으며, 무한한 공허 아래 붉은 선이 지표로 존재한다. 수많은 얼굴과 이야기는 풀 아래 묻혀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귀를 메우는 먹먹함은 진공의 상태와도 같지만, 표정 없는 기둥의 머리가 희미하게 흔들린다.
상대적인 평화는 힘이 없다.
절대적인 평화를 말하는 낙원은 돌아오지 않는 이들의 뒷모습과 닮아 있다.
-전시 서문: 이태인
-디자인: 김은섭
-설치 도움: 이산오
-촬영: 양이언
-전시연계프로그램 『가자란 무엇인가』 읽기모임: 2025.2.10(월) 19:00
<선착순 6명 신청링크: 챔버 인스타그램 프로필 참조>
2025.2.5.(수) - 2025.2.17.(월)
12:00 – 19:00 휴무일 없음
챔버 CHMBR (성북구 동소문로 26-6)
작가 | 최지수 |
전시장 | 챔버 (CHMBR, チャンバー) |
주소 | 02860 서울 성북구 동소문로 26-6 하얀벽 단층 건물 |
오시는 길 | 한성대입구역 1번출구에서 도보 2분 거리에 위치한 인디언(웰메이드 삼선교직영점) 매장 옆 골목길 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
기간 | 2025.02.05(수) - 17(월) |
관람시간 | 12:00-19: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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