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위동에 위치한 '케이스 서울'에서는 2월 7일부터 3월 6일까지 14번 케이스, 경제엽, 엄준호 작가의 《Rood》가 열립니다.
기원전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는 단순히 불명확한 구전이 아니라, 인간이 두려워하고 동시에 동경하던 실체가 변형된 모습일 것이다. 허황되고 기이한 설화와 괴물에 우리가 어색함보다 친근함을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진실일지 모른다. 물론 오늘날 수많은 엔터테인먼트에 노출된 영향도 있겠지만, 우리가 신비와 스펙터클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억눌렸던 자아가 분출되며 잠시 현실을 잊고 픽션 속 주인공과 동일화되는 경험이다. 그렇게 신화는 두렵고 끝없이 반복되며, 인간이 현실에 부딪친 벽을 부수고자 하는 해소의 갈망이다.
<Rood>에서는 픽션과 리얼리티의 경계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앞서 말했던 개인의 두려움은 미지의 존재와 어질러진 집의 형태로 화폭에 드러난다. 그러나 화면 속 대상(인물)은 그러한 공포 혹은 두려움 앞에서 일상생활을 이어가듯 평온한 동세를 취한다. 이는 결국 미지에 대한 환상적·직관적 관찰이 드러난 매개로써 회화에 표현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영웅적 서사에 감동하는 것일까? 클리셰처럼 자리 잡은 서사의 이미지는 결코 안전하지 않은 일상을 그린다. 도적과 괴물로 가득한 거리, 불결한 잠자리, 세상을 위협하는 악의 세력과 타락한 인간들. 이런 위협의 연속 속에서 용사는 갈등과 고난을 겪지만, 결국 승리의 결말에 다다를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진부할 만큼 원초적인 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우리 삶 속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희망을 그 결과로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클리셰적 리얼리티는 무엇일까? 많은 픽션에서 리얼리즘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종종 그것은 사회적 부조리를 폭로하는 데 치중한다. 오늘날 평균적인 인식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차갑고 냉혹한 현실이 ‘리얼함’이라는 단어로 치환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인간은 비극적 영향을 오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으며, 현실의 고통이 ‘리얼리티’로 여겨지는 데는 그러한 기억이 작용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은, 고난과 위협을 이겨내는 픽션 속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실에서도 고난이 있음을 알지만, 픽션 속 주인공은 이겨낼 수 있는 확실한 이유와 결과를 가진다.
결국, 픽션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선다. 불안과 두려움이 괴물로 형상화되고, 이에 맞서는 인간은 투영된 자아로 자리 잡는다. 어쩌면 픽션은 인간이 만든 도피처일 뿐 아니라, 이를 이겨내기 위한 다짐의 형태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case 014]
Rood
2025.02.07.-2025.03.06.
경제엽, 엄준호
서울 성북구 장위로 83-4
운영시간 : 수-일 13시-19시
주차안내 : 공영주차장(도보7분) 또는 모두의주차장(공유주차장) 이용 부탁드립니다.
기원전부터 전해 내려온 이야기는 단순히 불명확한 구전이 아니라, 인간이 두려워하고 동시에 동경하던 실체가 변형된 모습일 것이다. 허황되고 기이한 설화와 괴물에 우리가 어색함보다 친근함을 느낀다면, 그것이 바로 진실일지 모른다. 물론 오늘날 수많은 엔터테인먼트에 노출된 영향도 있겠지만, 우리가 신비와 스펙터클 속에서 느끼는 감정은 억눌렸던 자아가 분출되며 잠시 현실을 잊고 픽션 속 주인공과 동일화되는 경험이다. 그렇게 신화는 두렵고 끝없이 반복되며, 인간이 현실에 부딪친 벽을 부수고자 하는 해소의 갈망이다.
<Rood>에서는 픽션과 리얼리티의 경계를 재조명하고자 한다. 앞서 말했던 개인의 두려움은 미지의 존재와 어질러진 집의 형태로 화폭에 드러난다. 그러나 화면 속 대상(인물)은 그러한 공포 혹은 두려움 앞에서 일상생활을 이어가듯 평온한 동세를 취한다. 이는 결국 미지에 대한 환상적·직관적 관찰이 드러난 매개로써 회화에 표현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영웅적 서사에 감동하는 것일까? 클리셰처럼 자리 잡은 서사의 이미지는 결코 안전하지 않은 일상을 그린다. 도적과 괴물로 가득한 거리, 불결한 잠자리, 세상을 위협하는 악의 세력과 타락한 인간들. 이런 위협의 연속 속에서 용사는 갈등과 고난을 겪지만, 결국 승리의 결말에 다다를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진부할 만큼 원초적인 이야기가 여전히 유효한 이유는, 우리 삶 속에서 이루어지지 못한 희망을 그 결과로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클리셰적 리얼리티는 무엇일까? 많은 픽션에서 리얼리즘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하지만, 종종 그것은 사회적 부조리를 폭로하는 데 치중한다. 오늘날 평균적인 인식이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차갑고 냉혹한 현실이 ‘리얼함’이라는 단어로 치환되는 아이러니가 존재한다. 인간은 비극적 영향을 오래 기억하는 경향이 있으며, 현실의 고통이 ‘리얼리티’로 여겨지는 데는 그러한 기억이 작용한다.
부조리한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은, 고난과 위협을 이겨내는 픽션 속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현실에서도 고난이 있음을 알지만, 픽션 속 주인공은 이겨낼 수 있는 확실한 이유와 결과를 가진다.
결국, 픽션은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선다. 불안과 두려움이 괴물로 형상화되고, 이에 맞서는 인간은 투영된 자아로 자리 잡는다. 어쩌면 픽션은 인간이 만든 도피처일 뿐 아니라, 이를 이겨내기 위한 다짐의 형태로 우리에게 남아있는 것이 아닐까.
[case 014]
Rood
2025.02.07.-2025.03.06.
경제엽, 엄준호
서울 성북구 장위로 83-4
운영시간 : 수-일 13시-19시
주차안내 : 공영주차장(도보7분) 또는 모두의주차장(공유주차장) 이용 부탁드립니다.
작가 | 경제엽, 엄준호 |
전시장 | 케이스 서울 (case seoul, ケース・ソウル) |
주소 | 20756 서울특별시 성북구 장위로 83-4 지층 |
오시는 길 | 지하철6호선 상월곡역 1번출구에서 도보로 15분 |
기간 | 2025.02.07(금) - 03.06(목) |
관람시간 | 13:00-19:00 |
휴일 | 월요일, 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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