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우석갤러리 초청큐레이터 기획전
《장면과 세계》
a scene and a world
2024.09.24. - 10.06.
Mon-Sat, 12-7pm
서울대학교 74동 예술복합연구동 우석갤러리
Woosuk Gallery (74-Dong,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김영미, 박지원, 장순원
Youngmi Kim, Jiwon Park, Sun Won Chang
기획: 임서진
Curated by Seojin Yim
그래픽 디자인: 이건정
Graphic Design by Gunjung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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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과 세계》
a scene and a world
《장면과 세계》는 장면이 기존의 세계를 구성한다는 자연스러운 감각을 못 본 체 지나친 다음, 장면이 하나의 세계를 발견하거나 혹은 장면이 세계와 대등한 단위로 느껴지는 상황을 상상한다. 미술을 논할 때 빈번하게 언급되는 말인 ‘장면’은 사람과 세계 사이에 놓이며 틈새, 접착, 혹은 접속의 기능을 한다. 장면 안에 세계가 존재하는 경우는 어떠한가? 미술사 안에서 고전으로 여겨지는 작품들이 그렇듯 하나의 장면은 곧 세계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한다. 어떤 장면은 예외적이거나 기념비적인 시공간을 나타낸다. 예외성과 특이성이라는 특질은 세계의 충실한 재현과 마찬가지로 관성, 감정, 분위기, 개별 행위, 우연성 등의 힘들이 응집되었을 때 그 모습이 드러난다. 만드는 이 또는 보는 이가 직관을 발휘하여 장면을 선별하고 소화하여 각자의 틀 안에 응고시킨다면, 세계는 눈앞에 나타나는 것에 더하여 나의 주위를 이뤄 내가 감응하고 있는 것, 분명 존재하지만 좀처럼 구체화하기 어려운 것들까지를 포괄한다. 그리고 이 너른 괄호 영역은 하나가 아니다. 김영미, 박지원, 장순원의 작업에는 측면의 장면과 세계들이 등장한다. 각 작품은 익숙한 것에서 어딘가 비켜난 어떤 공간을 나타내고 있다. 《장면과 세계》에 놓인 작품들은 정황으로 가득 찬 공간, 시선과 시간이 접힌 공간, 신묘한 공간이 담긴 장면들을 통해 각기 다른 세계 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영미는 일상 속 반복되는 행위, 소리, 충동, 결의, 좌절 등을 무대 위에 올린다. 영상 <매일의 삽질 - 하나 둘 셋>(2021)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바닷가에 놓인 사물들을 당기며 애쓰다가 지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하나 둘 셋”을 함께 외치며 하던 일을 다시 잡는다. 제삼자가 보기에 뚜렷한 목적과 성과 없이 분주하게 무언가에 힘을 쏟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물음표와 처연함 그럼에도 반복해서 “하나 둘 셋”하고 과업을 재개하는 근성에 박수를 쳐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3D 애니메이션 작업 <Blue>(2022)는 푸르스름하고 조용한 시각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장면에 프레임이 머문다. 위에서 아래를 관조하는 이 영상에는 이따금씩 사람과 차가 움직이지만, 이것이 어떤 상황인지 명확하게 지시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이처럼 김영미는 결코 사건 또는 서사가 되지 않는 반복적인 움직임을 재연하거나 묘사하여 그것에 연루된 허무함과 동시에 그럼에도 관성처럼 계속되는 그 움직임에 깃든 의지를 매번 달리 매개하여 보여준다. <떨리는 돌>(2022)은 두 개의 영상이 연동되어 동시 재생되는 작품으로 사물을 쌓는 행위, 악기의 떨림, 공깃돌을 잡는 행위 등에서 감지할 수 있는 무언가를 기원하는 움직임,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떨림과 맹목적인 반복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전시에 포함된 세 작품은 인간이 행하는 반복 행위를 확대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점차 그로부터 거리를 둔 풍경, 그리고 사물에서 보이는 반복성을 전면에 두기까지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박지원의 회화는 상이한 여러 시대의 도상과 규격을 혼합하고 쌓아 올리는 방식을 취한다. 과거에 재현된 장면에 시대착오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물, 색, 레이어 등을 덧대는 일을 수행하는 작가는 ‘인덱스’라는 용어를 종종 제목에 사용한다. 색인, 지표, 또 넓게는 징후를 의미하는 이 영단어는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개개 요소들이 전체의 일부이자 패치워크의 한 단위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예로 <인덱스 바니타스 Index Vanitas - After Willem Claesz Heda>(2024)는 빌렘 클래즈 헤다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그린 바니타스 정물화의 한 부분을 크롭한 장면으로 형광 핑크색으로 포화된 레이어를 입힌 표면은 원작의 유리와 은식기에 맺혀있던 연약한 빛의 표현을 밀어낸다. 과거의 장면에 현재의 지표를 섞어 넣는 일은 가장 솔직한 시선일지도 모른다. 과거의 눈을 상상하고 빌려 보고자 하면서도 현재의 규격과 세속성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눈은 박지원의 작업 속에서 원근법과 색을 왜곡하거나, 이면화 혹은 모자이크화의 입체성을 캔버스 위에 흉내 내거나, 토끼의 실루엣을 서로 다른 선과 면으로 중첩시킨 장면으로 등장한다. 기존의 작업에서 낯선 이미지를 붙여 넣거나 점선으로 표현했던 레이어라는 단위는 모자이크화의 형식을 탐구하는 작업들로 이어진다. 모자이크화를 가까이서 보았을 때 초점을 맞추게 되는 비균질한 픽셀 돌들은 되려 멀리서 보았을 때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이게 된다. 이와 같은 거리감과 해상도의 문제는 과거의 매체와 현재의 매체가 중첩된 지점에서 보이는 원본과 ‘가짜’의 의미를 재고해 보도록 한다.
장순원은 신화에 관해 말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빌려 야생적 에너지가 깃든 세계를 직육면체 사물인 캔버스 위에 올린다. 작가가 미지의 허물을 발견하고 포착하는 장면은 주로 하늘의 관점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순원의 작업에서 이 시선은 하늘이 화자인 신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마찬가지로 하늘이 화자가 되어 자신은 어디에나 있어 혼자 있을 곳이 없다는 말을 하고 『고도를 기다리며』(1952)의 고도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세상의 모든 조약돌을 인터뷰하는 상황을 묘사했던 시인이자 고전학자 앤 카슨(Anne Carson) 의 접근법을 겹쳐보게 하기도 한다.[ 2018년 8월 루이지애나 문학 페스티벌(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에서 개최)에서 이뤄진 앤 카슨과 로버트 커리의 퍼포먼스 기록 영상. Anne Carson, “Anne Carson: Lecture on the History of Skywriting,” Louisiana Channel, March 14, 2019. https://youtu.be/9F9xUhaimTY?si=cETAmW8H4BGctglU. ] 장순원이 그리는 신화 속 화자는 하늘을 날며 세계의 윤곽을 훑어볼 수 있는 이형의 존재일 수도 있고 어느 절벽의 중간 턱에서 모든 것을 목격하고 있는 식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장면을 둘러싸고 있는 액자 옆면의 나무 부조 작업은 그의 작품이 현실 속 무게를 가진 사물이라는 감각과 함께 그림 속 환영에서 문득 이탈하게 되는 전환을 유도한다. 추상적인 듯 보이지만 그 대상과 색과 매체의 구체성이 주요한 기반이 되고 작품들 사이를 연결하는 일련의 일관성이 엿보이는 그의 작업을 살펴볼 때 기계적 시선(machine vision)이 아닌 신화적 시선이 더 유효하다고 느껴지는 지점은 무엇일까? 신화라는 세계 안에서 우리는 ‘나’가 아닌 것들의 눈으로 본 장면을 상상하고, 그 눈의 기원을 되묻게 된다. 그리고 그 눈은 시간과 현실과 논리가 유발하는 착오를 잠시 잠재우고, 평소 시선이 닿지 않았던 가장 높은 곳, 낮은 곳, 구석진 곳을 본다.
세 작가의 작업 사이의 희미한 친연성은 각자 어떤 눈을 빌려 본 장면과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반복, 과거, 신화의 눈에 기대어 본 세계 안에서 관람자는 어떤 유예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아직 “현재에 대한 역사적 느낌”이 되지 않은 구도, 분위기, 그리고 어쩌면 이데올로기는 불안정한 장면, 때로는 초현실주의적인 장면으로 나타난다.[ 로런 벌랜트, 박미선, 윤조원 옮김, 『잔인한 낙관』 (서울: 후마니타스, 2024), 17-18.] 《장면과 세계》는 이와 같은 장면이 상정하는 세계를 김영미, 박지원, 장순원의 이미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나와 장면, 장면과 세계, 세계와 나의 관계가 변화하는 방향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장면과 세계》
a scene and a world
2024.09.24. - 10.06.
Mon-Sat, 12-7pm
서울대학교 74동 예술복합연구동 우석갤러리
Woosuk Gallery (74-Dong, Seoul National University, 1, Gwanak-ro, Gwanak-gu, Seoul, Republic of Korea)
김영미, 박지원, 장순원
Youngmi Kim, Jiwon Park, Sun Won Chang
기획: 임서진
Curated by Seojin Yim
그래픽 디자인: 이건정
Graphic Design by Gunjung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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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과 세계》
a scene and a world
《장면과 세계》는 장면이 기존의 세계를 구성한다는 자연스러운 감각을 못 본 체 지나친 다음, 장면이 하나의 세계를 발견하거나 혹은 장면이 세계와 대등한 단위로 느껴지는 상황을 상상한다. 미술을 논할 때 빈번하게 언급되는 말인 ‘장면’은 사람과 세계 사이에 놓이며 틈새, 접착, 혹은 접속의 기능을 한다. 장면 안에 세계가 존재하는 경우는 어떠한가? 미술사 안에서 고전으로 여겨지는 작품들이 그렇듯 하나의 장면은 곧 세계 그 자체로 여겨지기도 한다. 어떤 장면은 예외적이거나 기념비적인 시공간을 나타낸다. 예외성과 특이성이라는 특질은 세계의 충실한 재현과 마찬가지로 관성, 감정, 분위기, 개별 행위, 우연성 등의 힘들이 응집되었을 때 그 모습이 드러난다. 만드는 이 또는 보는 이가 직관을 발휘하여 장면을 선별하고 소화하여 각자의 틀 안에 응고시킨다면, 세계는 눈앞에 나타나는 것에 더하여 나의 주위를 이뤄 내가 감응하고 있는 것, 분명 존재하지만 좀처럼 구체화하기 어려운 것들까지를 포괄한다. 그리고 이 너른 괄호 영역은 하나가 아니다. 김영미, 박지원, 장순원의 작업에는 측면의 장면과 세계들이 등장한다. 각 작품은 익숙한 것에서 어딘가 비켜난 어떤 공간을 나타내고 있다. 《장면과 세계》에 놓인 작품들은 정황으로 가득 찬 공간, 시선과 시간이 접힌 공간, 신묘한 공간이 담긴 장면들을 통해 각기 다른 세계 짓기를 시도하고 있다.
김영미는 일상 속 반복되는 행위, 소리, 충동, 결의, 좌절 등을 무대 위에 올린다. 영상 <매일의 삽질 - 하나 둘 셋>(2021)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바닷가에 놓인 사물들을 당기며 애쓰다가 지치기를 반복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하나 둘 셋”을 함께 외치며 하던 일을 다시 잡는다. 제삼자가 보기에 뚜렷한 목적과 성과 없이 분주하게 무언가에 힘을 쏟고 있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떠오르는 물음표와 처연함 그럼에도 반복해서 “하나 둘 셋”하고 과업을 재개하는 근성에 박수를 쳐야 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두서없이 떠오른다. 3D 애니메이션 작업 <Blue>(2022)는 푸르스름하고 조용한 시각에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을 멀찍이서 바라보는 장면에 프레임이 머문다. 위에서 아래를 관조하는 이 영상에는 이따금씩 사람과 차가 움직이지만, 이것이 어떤 상황인지 명확하게 지시하는 것은 어디에도 없다. 이처럼 김영미는 결코 사건 또는 서사가 되지 않는 반복적인 움직임을 재연하거나 묘사하여 그것에 연루된 허무함과 동시에 그럼에도 관성처럼 계속되는 그 움직임에 깃든 의지를 매번 달리 매개하여 보여준다. <떨리는 돌>(2022)은 두 개의 영상이 연동되어 동시 재생되는 작품으로 사물을 쌓는 행위, 악기의 떨림, 공깃돌을 잡는 행위 등에서 감지할 수 있는 무언가를 기원하는 움직임, 그리고 그에 수반되는 떨림과 맹목적인 반복을 은유적으로 나타낸다. 전시에 포함된 세 작품은 인간이 행하는 반복 행위를 확대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점차 그로부터 거리를 둔 풍경, 그리고 사물에서 보이는 반복성을 전면에 두기까지의 변화 과정을 보여준다.
박지원의 회화는 상이한 여러 시대의 도상과 규격을 혼합하고 쌓아 올리는 방식을 취한다. 과거에 재현된 장면에 시대착오적으로 인식될 수 있는 사물, 색, 레이어 등을 덧대는 일을 수행하는 작가는 ‘인덱스’라는 용어를 종종 제목에 사용한다. 색인, 지표, 또 넓게는 징후를 의미하는 이 영단어는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개개 요소들이 전체의 일부이자 패치워크의 한 단위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그 예로 <인덱스 바니타스 Index Vanitas - After Willem Claesz Heda>(2024)는 빌렘 클래즈 헤다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그린 바니타스 정물화의 한 부분을 크롭한 장면으로 형광 핑크색으로 포화된 레이어를 입힌 표면은 원작의 유리와 은식기에 맺혀있던 연약한 빛의 표현을 밀어낸다. 과거의 장면에 현재의 지표를 섞어 넣는 일은 가장 솔직한 시선일지도 모른다. 과거의 눈을 상상하고 빌려 보고자 하면서도 현재의 규격과 세속성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는 눈은 박지원의 작업 속에서 원근법과 색을 왜곡하거나, 이면화 혹은 모자이크화의 입체성을 캔버스 위에 흉내 내거나, 토끼의 실루엣을 서로 다른 선과 면으로 중첩시킨 장면으로 등장한다. 기존의 작업에서 낯선 이미지를 붙여 넣거나 점선으로 표현했던 레이어라는 단위는 모자이크화의 형식을 탐구하는 작업들로 이어진다. 모자이크화를 가까이서 보았을 때 초점을 맞추게 되는 비균질한 픽셀 돌들은 되려 멀리서 보았을 때 하나의 이미지처럼 보이게 된다. 이와 같은 거리감과 해상도의 문제는 과거의 매체와 현재의 매체가 중첩된 지점에서 보이는 원본과 ‘가짜’의 의미를 재고해 보도록 한다.
장순원은 신화에 관해 말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빌려 야생적 에너지가 깃든 세계를 직육면체 사물인 캔버스 위에 올린다. 작가가 미지의 허물을 발견하고 포착하는 장면은 주로 하늘의 관점에서 아래를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순원의 작업에서 이 시선은 하늘이 화자인 신화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며, 마찬가지로 하늘이 화자가 되어 자신은 어디에나 있어 혼자 있을 곳이 없다는 말을 하고 『고도를 기다리며』(1952)의 고도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세상의 모든 조약돌을 인터뷰하는 상황을 묘사했던 시인이자 고전학자 앤 카슨(Anne Carson) 의 접근법을 겹쳐보게 하기도 한다.[ 2018년 8월 루이지애나 문학 페스티벌(덴마크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에서 개최)에서 이뤄진 앤 카슨과 로버트 커리의 퍼포먼스 기록 영상. Anne Carson, “Anne Carson: Lecture on the History of Skywriting,” Louisiana Channel, March 14, 2019. https://youtu.be/9F9xUhaimTY?si=cETAmW8H4BGctglU. ] 장순원이 그리는 신화 속 화자는 하늘을 날며 세계의 윤곽을 훑어볼 수 있는 이형의 존재일 수도 있고 어느 절벽의 중간 턱에서 모든 것을 목격하고 있는 식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장면을 둘러싸고 있는 액자 옆면의 나무 부조 작업은 그의 작품이 현실 속 무게를 가진 사물이라는 감각과 함께 그림 속 환영에서 문득 이탈하게 되는 전환을 유도한다. 추상적인 듯 보이지만 그 대상과 색과 매체의 구체성이 주요한 기반이 되고 작품들 사이를 연결하는 일련의 일관성이 엿보이는 그의 작업을 살펴볼 때 기계적 시선(machine vision)이 아닌 신화적 시선이 더 유효하다고 느껴지는 지점은 무엇일까? 신화라는 세계 안에서 우리는 ‘나’가 아닌 것들의 눈으로 본 장면을 상상하고, 그 눈의 기원을 되묻게 된다. 그리고 그 눈은 시간과 현실과 논리가 유발하는 착오를 잠시 잠재우고, 평소 시선이 닿지 않았던 가장 높은 곳, 낮은 곳, 구석진 곳을 본다.
세 작가의 작업 사이의 희미한 친연성은 각자 어떤 눈을 빌려 본 장면과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롯한다. 반복, 과거, 신화의 눈에 기대어 본 세계 안에서 관람자는 어떤 유예 상태에 놓이게 된다. 아직 “현재에 대한 역사적 느낌”이 되지 않은 구도, 분위기, 그리고 어쩌면 이데올로기는 불안정한 장면, 때로는 초현실주의적인 장면으로 나타난다.[ 로런 벌랜트, 박미선, 윤조원 옮김, 『잔인한 낙관』 (서울: 후마니타스, 2024), 17-18.] 《장면과 세계》는 이와 같은 장면이 상정하는 세계를 김영미, 박지원, 장순원의 이미지를 통해 구체적으로 상상하면서 나와 장면, 장면과 세계, 세계와 나의 관계가 변화하는 방향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
작가 | 김영미, 박지원, 장순원 |
전시장 | 우석갤러리 (Woosuk Gallery, ウソク・ギャラリー) |
주소 | 08826 서울 관악구 관악로 1, 74동 210호 |
기간 | 2024.09.24(화) - 10.06(일) |
관람시간 | 12:00-19:00 |
휴일 | 일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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