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가의 즐거움

을지로 OF

2024.08.17(토) - 09.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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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가의 즐거움》

전시 기간: 2024.8.17.(Sat.) ~ 9.15.(Sun.) (월, 화 OFF)
운영 시간: 13:00~19:00
참여 작가: 정지은, 방소윤, 임세영, 이나윤, 오제성
기획/글 : 오웅진
주최: 을지로OF
후원: 서울문화재단

※오픈 당일은 5시 시작입니다!

"이 전시는 간격을 보려 한다. 이에 따라 그 간격을 구사할 줄 아는 작가 다섯과 전시를 진행한다. 참여하는 다섯 작가가 유사한 형식의 간격을 구사한다는 뜻이 아니다. 실제로 이도류처럼 두 개 이상의 매체를 다루는 작가에서부터, 하나의 매체를 둘 이상으로 거듭 쪼개보려는 이들까지 이번 오브에서 간격은 복합적으로 드러난다. 음악에서 푸가라는 기법이 있다. 해당 기법은 간격, 또는 그 개념을 절정으로 다룬다. 실제로 푸가는 악곡의 구체적 형식이라기보다, 실은 하나의 선율(주제)이 반복되는 특유의 구조, 혹은 이에 따라 시간을 획득한 전개도에 가깝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오브는 이 전시를 통해 간격, 또는 이러한 간격을 낳는 각종 문턱(seuil, threshold)들을 보고자 하며, 이에 따라 그 턱을 넘는 구체적인 동세나 틈 사이 배열을 작가들의 작업실로부터 퍼오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러한 간격들이 합의된 규칙에 따라 잘 배열될 때, 가득 아름다울 수 있다는 사실을 푸가는 소리로써 세계에 천명한다. 그러니 해당 전시가 푸가로부터 차용하는 것은 구체적인 음이라기보다 차라리 그것의 정의에 가깝다.

푸가는 조금 낯서니, 캐논을 잠시 빌린다. 누구나 요한 파헬벨의 캐논 변주곡 첫 선율쯤은 맘 한 켠에 품고 산다. 이를 살면서 의도적으로, 또는 민증이나 등본처럼 정기적으로 꺼내볼 일은 잘 없겠지만 문제는 불현듯 지나다 그 선율을 덜컥 마주했을 때다. 그때 우리가 멍청하니 멈춰설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게 언제고 가장 울림을 주었을 당시의 모습으로 각자의 주머니에 꾸깃하게 수납되어 있다가, 돌연한 계기로 재생(再生)되는 "나의 캐논"이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보는 빨강이 당신의 빨강처럼 생겼는지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처럼, 각자의 캐논이 동일한 선율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때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것이라고는 형식뿐이다. 캐논의 선율은 반복된다. 실제로 파헬벨은 작곡 당시 완전히 동일한 내용이 반복되어 악보 뒤쪽은 그리지도 않았다. "세 개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 카논과 지그"라는 제목이 지시하듯 세 개의 바이올린이 특정 주제를 반복한다. 앞의 선율이 끝날 때쯤, 뒤로 동어가 스윽 밀려온다. 그러나 앞은 사라지지 않는다. 잔향이 남아 배열을 낳는다. 푸가 역시 마찬가지다. 잡힐듯 잡히지 않게 끊임없이 도주하는(Fuga, 逃走) 이 장르는 세부적으로 주제(subject), 대주제(counter subject), 응답(answer), 에피소드(episode), 스트레토(stretto)와 같은 요소를 예하로 갖는다. 실제 오브의 8월 푸가 역시 마찬가지며, 다섯 작가들은 각각 하나씩을 은유한다."

출처

작가정지은, 방소윤, 임세영, 이나윤, 오제성
전시장을지로 OF (Euljiro OF, ウルチロOF)
주소
04545
서울 중구 창경궁로5길 31 3층
오시는 길을지로 4가역 1번 출구 도보 3분
기간2024.08.17(토) - 09.15(일)
관람시간13:00 - 20:00 / 마지막 입장 19시
휴일월요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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