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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라이딩 메모 나이트 Gliding Memo Night

그블루 갤러리

2024.08.10(토) -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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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GBLUE OPEN CALL 선정 작가

《글라이딩 메모 나이트 Gliding Memo Night》
김다혜 Kim Dahye
김지윤 Kim Jiyoon
박수현 Park Suhyun
임현정 Yim Hyunjung

2024.8.10. - 8.25.
그블루 갤러리 (서울 중구 충무로5길 2 3층 302호)
1 - 7 pm (월, 화 휴관)

주최: 그블루 갤러리
기획: 박수현
서문: 정윤선
디자인: 이기정
촬영: 고정균
도움: 오승현

서문
김다혜 Kim Dahye
2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답장은 오지 않았다. Daum 혹은 Hanmail 주소로 메일을 보냈던가. 내가 보낸 메일 주소조차 찾을 수가 없다. 받는 사람의 주소와 보낸 사람의 주소가 모두 기억에서 사라져 버렸다.(...)
그건 발신자도 수신자도 놓쳐버린 문장들.(...)
처음엔 뭔가 말을 하고 싶은 듯이 입 모양을 뻐끔거리던 입술. 어느 순간부터 그들은 말이 아닌 표정으로 존재하게 됐어. (...)
(아마도 왜곡된 기억)(...)(중략)

김지윤 Kim Jiyoon
그는 혼자 있을 때 주로 마주하는 생명체는 벌레였다고 말했다. 나도 그 장면을 아는 것 같다. 처음 자취를 시작했을 때, 내가 철저히 혼자가 될수록 벌레는 많아졌다. 축축함, 부패한 음식물 찌꺼기, 방치, 고온다습. 이것들은 벌레에게 최적의 생존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무엇보다 여기에는 이 작고 부지런한 녀석들을 방해꾼이라 여기는 존재가 많아 봐야 고작 1명뿐이었다. 머릿수로 나는 그들을 상대할 수 없었다. (자연스럽게 항복을 선언한다) 그러니까 그 벌레들은 내 눈앞에 기어 나와서 내가 얼마나 혼자인지 알려주는 표식 같은 것이다.(중략)

박수현 Park Suhyun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세계라서 우리는 불안을 나눠 가지곤 한다. 라고, 서서히 힘이 풀려가는 손으로 쓴다. 뻣뻣하게 굳어지는 손을 극복한다거나, 이겨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럴 때는 애써 손을 움직이려고 발버둥 칠 게 아니라, 곁에 있는 누군가의 손으로 그 손을 감싸야 한다. 굳은 손에는 온기가 특효약이니까. 손가락 끝까지 따뜻한 피가 흘러 두 손을 자유롭게 쓸 수 있게 된 기념으로 내가 여행했던 세계들에 대해 써볼까 한다.(중략)

임현정 Yim Hyunjung
눈썹 칼과 면도기가 나를 깎아내고 나에게 명령하는 칼날이었다면, 이발기는 마치 나의 손톱이나 이빨 같았다. 잘못 쓰면 때로는 내 몸에, 내 피부에, 내 혓바닥에 상처를 내기도 하지만 나 자신의 일부이기도 한 것. 나의 부모와 선조가 남겨준 몸에 남아있는 도구. 내 몸이 선택한 생존의 전략. 눈썹 칼과 면도기가 나를 부정하는 의심의 칼이라면, 이발기는 내 몸이 기억하고 선택한 내 방 깊숙한 서랍 속의 연장.(중략)
작가김다혜, 김지윤, 박수현, 임현정
전시장그블루 갤러리 (GBLUE gallery, グブルー・ギャラリー)
주소
04550
서울 중구 충무로5길 2 3층 302호
오시는 길지하철 2호선 3호선 을지로3가역 9번 출구에서 17m
기간2024.08.10(토) - 25(일)
관람시간13:00-19:00
휴일월요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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