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ograph パドグラフ 파도그래프

환상진동

예술공간 의식주

2024.07.06(토) - 21(일)

MAP
SHARE
Facebook share button
Image 3529
7월 6일 토요일부터 곽인탄, 김윤하, 신제헌, 윤두현 작가의 전시 '환상진동'이 시작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전시명: 환상진동

참여작가:
곽인탄
김윤하
신제헌
윤두현

기획 및 글: 박소호
전시 포스터: 박소호
일정: 2024.07.06(토)-2024.07.21(일)
시간: 13:30~18:30 (월요일, 화요일 휴무)
주관 주최: 예술공간 의식주
후원: 서울문화재단
장소: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80 2층, 예술공간 의식주

# 소진된 사랑
사물은 더 이상 말하지 않는다. 눈, 코, 입, 귀, 피부의 감각은 점차 그 기능을 잃어간다. 이제 새로운 감각이 오늘을 감싸안는다. 우리의 눈은 밀도가 없는 부피와 색을 따라가고, 코와 입은 유사한 냄새와 맛을 그리며 비어 있는 음식을 쫓는다. 귀는 누군가 정리한 기분과 정서에 기댄다. 피부와 솜털은 더 이상 다른 이에게 닿지 않게 되었다. 오늘의 ‘나’는 타인과 외부에 대한 인지가 점차 무뎌지고 있다. 오래전부터 SF영화가 그려왔던 미래세계의 이야기 중, 인간이 스스로를 기계에게 의탁하여 생각만 존재하게 되는, 가짜감각과 인지가 인간세계를 둘러싸고 있는 디스토피아가 이제는 우리의 곁으로 다가온 듯하다. 영화에서처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회로와 전선의 실체는 없지만, 현실세계에서 우리는 언제나 많은 것들과 지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윗세대로부터 전해 내려온 사랑과 온기를 담아낸 우리의 이름 석 자는 이제 아이디와 계정, 크래딧 카드, 휴대폰 번호로 이관되어 촘촘하게 연결된 정보망 속에서 소비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밀도와 맛, 정서와 맞닿음은 형형색색으로 가득 찬 유사현실에 봉인되었다. 사랑이라 말했던 거대한 이념의 실체는 이제 거의 소진된 것이다.

# 피부에서 들리는 신호
환상진동 증후군, 유령 진동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스마트폰에 노출된 모든 이들이 겪을 수 있는 현대의 새로운 질병이다. 아무런 기구와 기계를 잡고 있지 않음에도 손이나 팔에서 진동을 느끼는 증상이다. 대인관계에 대한 불안이나 두려움이 클수록 이 증상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이는 단순한 착각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복잡한 신체의 신경계가 디지털 기기의 신호를 감지하고 예측하는 방식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인간의 감각 체계가 디지털 기술에 의해 어떻게 재구성되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일종의 조건 반사로 작용하여, 몸은 진동 신호가 없더라도 그것에 반응하게 된다. 지금의 삶 전반, 사회 구조 전반에 걸쳐 이 디지털 신호는 우리 피부에 이식되어 내일이라는 우발적인 현상과 알 수 없는 가능성의 세계를 삭제한다. 안전이라는 이상공간을 잉태하고 번식하면서 스스로의 시간을 갉아먹곤 한다. 이번 전시 환상진동은 가짜 감각과 유사 감각의 발현으로 남겨진 감각의 잔여물, 그리고 신체화된 디지털-몸을 인지하여 그 구조를 재현하는 4명의 작가를 통해 열린 시간을 되찾을 수 있는 누락된 감각을 복권하고 드러낸다.
작가곽인탄, 김윤하, 신제헌, 윤두현
전시장예술공간 의식주 (the necessaries, アートスペース衣食住)
주소
03695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80 201호
기간2024.07.06(토) - 21(일)
관람시간13:30-18:30
휴일월요일, 화요일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