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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처럼

예술공간 의식주

2024.03.16(토) - 04.0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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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예술공간 의식주의 공모 선정 작가, 한정은의 개인전이 오는 16일 토요일부터 열립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전시명: 불꽃처럼
선정작가: 한정은
기획 및 글: 박소호
포스터 디자인: 박소호
일정: 2024.03.16(토)-2024.04.07(일)
시간: 13:30~18:30 (월요일, 화요일 휴무)
주최.주관: 예술공간 의식주
장소: 서울시 서대문구 홍연길 80 2층, 예술공간 의식주

# 불타는 텍스트
수많은 신조어들이 생산되고 더 많은 텍스트가 휘발되고 있는 오늘이다. 입과 귀, 손짓, 그리고 표정을 마주하고 대화하는 것이 때때로 어색할 때가 있다. 전화대면이 어려워 통화를 꺼려하는 이들을 일컫는 ‘콜포비아’라는 말처럼 우리는 머지않았던 어제로부터 점차 서로에게 멀어지면서 대면을 기피하게 되었다.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민낯을 볼 수 없는 이른바 태그의 세계 속에서 가장 편리하고 익숙한 소통은 텍스트, 문자다. 손에 들려있는 작은 유리창 안에서 문자의 속도는 매우 빠르다. 그리고 가볍다. 만들어냈다고 믿고 있는 이야기와 이미지들은 내재되어 있던 개인정보들을 드러나게 한다. 곧 알고리즘이라는 소비를 위한 통계의 이미지와 텍스트가 다시 한번 우리의 눈을 자극한다. 많은 선택과 소비를 만들어내기 위해 만들어지는 이 알고리즘의 세계에서 태그라고 불리는 낱말들은 효율성이 매우 높다. 무언가를 쉽게 찾을 수 있고, 쉽게 드러낼 수 있다. 하지만, 이 효용성의 낱말들은 언제나 쉽게 불타올라 재가되어 사라진다.

# 퇴적되는 낱말, 휘발되는 내일
한정은의 화면은 대체적으로 상승과 하강의 교차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불꽃, 강아지, 텍스트는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읽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작가 한정은이 그려낸 화면 속 이야기는 어딘지 모르게 익숙하다. 앞 뒤로 중첩되는 레이어, 겹은 어색함과 자연스러움을 동시에 머금고 있다. 마치 유리막을 사이에 두고 쌓아 올린 풍경처럼 물리적으로 같은 평면 위이지만, 확연하게 드러나는 깊이를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위와 아래의 이야기 구조, 앞과 뒤로 퇴적되는 투명한 레이어는 오늘날 우리의 눈이 쫓고 있는 가상화면, 디지털 화면의 그것과 유사하다. 첫인상에서 그의 화면이 자연스러운 이유는 우리의 손끝에 납작하게 붙어 있는 작은 미디어의 표면 질감과 맞닿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SNS, 웹,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되는 태그, 그리고 이 태그로 연결된 이미지에서는 촉감을 느낄 수 없다. 소비를 위한 사용자의 선택과 검색의 효율성을 위해 낱말은 고유의 밀도와 무게를 버리고 하위태그를 흡수한다. 한정은 작가는 손끝으로부터 시작된 무감각의 이미지가 시신경에 맺히는 얇은 잔상을 수집하여 화면 위에 퇴적시킨다.
작가한정은
전시장예술공간 의식주 (the necessaries, アートスペース衣食住)
주소
03695
서울 서대문구 홍연길 80 201호
기간2024.03.16(토) - 04.07(일)
관람시간13:30-18:30
휴일월요일, 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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