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리지갤러리는 2023 년 10 월 6 일부터 11 월 25 일까지 권도연 작가의 개인전 《반짝반짝》을 개최한다. 권도연은 《북한산》, 《야간행》 연작을 통해 북한산을 떠도는 들개와 어두운 저녁에 발견되는 야생 동물들을 꾸준히 따라다니며 이들의 모습이 담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이 동물들은 모두 인간에 의해 변화된 생태계에 적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 《반짝반짝》도 다루는 대상에 있어서는 이전 작업의 연장선에서 진행된 것이라 보아도 무방하다.
그렇지만 이번 연작들은 이전 작업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흑백의 채도로만 이루어진 《반짝반짝》의 풍경에는 카메라의 플래시 빛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가로등이나 건물의 인공적인 불빛만이 존재한다. 이러한 모습은 연극의 무대, 사건의 현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반짝하는 빛을 통해 드러나는 풍경에는 무엇으로 이어지고 연결되는 길과 다리, 저 멀리 보이는 도시의 모습과 강, 풀숲이 나타난다. 그리고 좀 더 눈을 옮겨 살펴보다 보면 그곳에서 토끼, 고양이, 삵, 수달, 너구리, 올빼미, 고라니, 민물가마우지, 갈매기 등 다양한 동물이 드러난다. 이들은 어떤 풍경에서는 카메라를 의식한 듯 반짝이는 눈빛을 보여주기도 하고 대부분은 자신이 하려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있다.
그가 만나는 동물이 나타나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시간은 해가 지기 시작하는 어둠의 시간이다. 작가는 인간의 시각이 불능 상태에 다다르는 어두운 밤을 지나 다시 밝음이 찾아오는 새벽의 시간 동안 많은 날들의 밤을 맞이하며 길을 나서면서 이들을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 시간의 궤적을 기록한 사진에는 다양한 대상들이 동시에 담겨 있다. 이는 단순히 어떤 풍경 속에 있는 동물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따라가면서 사진에 담아낼 때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장면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나무, 풀숲, 강, 배, 어구 장비, 아파트, 다리, 난간, 자전거 도로, 가로등, 쓰레기통, 간판들이 나타난다. 이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분위기로 다가온다. 인간의 길은 눈에 잘 띄고 동물이 다니는 길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가 보여주는 풍경은 인공과 자연의 경계,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로 연결되는 명확하면서도 모호한 공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와 같은 풍경을 보는 동안 우리는 작가가 그들을 만나기 위한 길과 동물이 이동하는 길에 더해 작품을 보는 ‘나’의 길을 연결하게 되며, 하나의 시공간 속에 잠시나마 같이 머무르게 된다.
이 전시에서 ‘반짝반짝’이 의미하는 것은 플래시를 터트리는 카메라에 의해 동물의 눈이 빛나는 것이 포착되는 것에서 착안하긴 하였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의 시선에서 멀어져 있던 어떤 것이 눈에 맺히는 현상을 비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일방적인 우리의 관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를 바라보게 되는, 다시 말해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보던 서로의 시선이 이어지는 찰나의 순간에서 느끼게 되는 생생한 감각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야생 동물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실질적인 행위 이전에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저 멀리 감춰지고 사라져 버린 것을 다시 인식하고 그들과 눈을 맞추는 일일 것이다. 이는 우리가 그의 작품을 정확히 보기 위해 눈을 그 이미지에 적응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이 그 어색함과 반복적인 만남을 통해 익숙함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지나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가 마주하는 그 일순간의 연결과 경계심과 놀라움을 벗어나 긴장감을 해소하는 과정이다. 그런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때까지 잊고 있었던 빈 곳에 드러나는 무엇인가를 보게 된다. 결국 권도연의 사진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다시 볼 수 있도록 또 다른 문을 열어 보이려는 행위의 결과이며, 이러한 작가적 태도야말로 그가 우리와 그것을 서로 마주 보게 하는 ‘반짝반짝’한 풍경의 본질이다.
그렇지만 이번 연작들은 이전 작업과는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흑백의 채도로만 이루어진 《반짝반짝》의 풍경에는 카메라의 플래시 빛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가로등이나 건물의 인공적인 불빛만이 존재한다. 이러한 모습은 연극의 무대, 사건의 현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반짝하는 빛을 통해 드러나는 풍경에는 무엇으로 이어지고 연결되는 길과 다리, 저 멀리 보이는 도시의 모습과 강, 풀숲이 나타난다. 그리고 좀 더 눈을 옮겨 살펴보다 보면 그곳에서 토끼, 고양이, 삵, 수달, 너구리, 올빼미, 고라니, 민물가마우지, 갈매기 등 다양한 동물이 드러난다. 이들은 어떤 풍경에서는 카메라를 의식한 듯 반짝이는 눈빛을 보여주기도 하고 대부분은 자신이 하려는 일을 자연스럽게 하는 모습이 포착되어 있다.
그가 만나는 동물이 나타나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시간은 해가 지기 시작하는 어둠의 시간이다. 작가는 인간의 시각이 불능 상태에 다다르는 어두운 밤을 지나 다시 밝음이 찾아오는 새벽의 시간 동안 많은 날들의 밤을 맞이하며 길을 나서면서 이들을 만날 수도 있고 만나지 못할 수도 있는 시간을 보냈다. 이 시간의 궤적을 기록한 사진에는 다양한 대상들이 동시에 담겨 있다. 이는 단순히 어떤 풍경 속에 있는 동물을 찍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따라가면서 사진에 담아낼 때에야 비로소 드러나는 장면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나무, 풀숲, 강, 배, 어구 장비, 아파트, 다리, 난간, 자전거 도로, 가로등, 쓰레기통, 간판들이 나타난다. 이들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분위기로 다가온다. 인간의 길은 눈에 잘 띄고 동물이 다니는 길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다. 그가 보여주는 풍경은 인공과 자연의 경계, 보이는 길과 보이지 않는 길로 연결되는 명확하면서도 모호한 공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와 같은 풍경을 보는 동안 우리는 작가가 그들을 만나기 위한 길과 동물이 이동하는 길에 더해 작품을 보는 ‘나’의 길을 연결하게 되며, 하나의 시공간 속에 잠시나마 같이 머무르게 된다.
이 전시에서 ‘반짝반짝’이 의미하는 것은 플래시를 터트리는 카메라에 의해 동물의 눈이 빛나는 것이 포착되는 것에서 착안하긴 하였지만, 그와 동시에 우리의 시선에서 멀어져 있던 어떤 것이 눈에 맺히는 현상을 비유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일방적인 우리의 관찰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도 우리를 바라보게 되는, 다시 말해 오랜 시간 동안 바라보던 서로의 시선이 이어지는 찰나의 순간에서 느끼게 되는 생생한 감각이 아닐까? 그렇다면 그에게 있어 야생 동물과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한 어떤 실질적인 행위 이전에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저 멀리 감춰지고 사라져 버린 것을 다시 인식하고 그들과 눈을 맞추는 일일 것이다. 이는 우리가 그의 작품을 정확히 보기 위해 눈을 그 이미지에 적응시키는 시간이 필요한 것과 같이 그 어색함과 반복적인 만남을 통해 익숙함 사이를 오가는 시간이 지나야 가능한 일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서로가 마주하는 그 일순간의 연결과 경계심과 놀라움을 벗어나 긴장감을 해소하는 과정이다. 그런 후에야 우리는 비로소 그때까지 잊고 있었던 빈 곳에 드러나는 무엇인가를 보게 된다. 결국 권도연의 사진은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하는 것을 다시 볼 수 있도록 또 다른 문을 열어 보이려는 행위의 결과이며, 이러한 작가적 태도야말로 그가 우리와 그것을 서로 마주 보게 하는 ‘반짝반짝’한 풍경의 본질이다.
작가 | 권도연 |
전시장 | 페리지갤러리 (PERIGEE GALLERY, ペリジー・ギャラリー) |
주소 | 06716 서울특별시 서초구 반포대로 18 |
오시는 길 | 3호선 남부터미널역 5번 출구에서601m |
기간 | 2023.10.06(금) - 11.25(토) |
관람시간 | 10:30 - 18:00 |
휴일 | 일요일, 공휴일, 12/31,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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