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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e Day, Someday

로이갤러리 청담점 B2, 4F, 5F

2023.03.24(금) - 04.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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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은 문학적 표현으로 자주 등장한다.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던 어느 시점,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리는 설렘의 포인트로 독자들에게 가장 재밌는 서사가 시작될 프리뷰를 던져주는 마법의 문구라 할 수 있겠다. 어느 날은 누군가에게 지루한 일상이거나 별 흥미 없이 버텨내는 하루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루의 루틴처럼 굳어졌던 행동의 하나, 생각의 하나에 약간의 변주를 준다면 우리의 하루는 ‘어느 날’로 시작되어 ‘언젠가’로 넘어가는 동화적 순간으로 시작될지 모른다. 매일 걷던 길을 조금은 돌아가더라도 굳이 새로운 길로 들어서며 목적지는 같을지라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것이다.

바쁜 일상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찾게 되는 변주는 자연이 선사하는 평온하고 안온한 휴식이 있겠다. 김지니는 여인초와 같은 친숙한 식물 사이에 빈 의자와 같은 공간을 두어 관객들이 쉴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이두한 작가는 도심 속 일상에서 벗어나 탁 트인 지평선의 바다, 빼곡한 자연과 삶이 공존하는 풍경을 바라보며 빡빡한 일상 속 숨을 쉬는 공간을 만들어 나간다. 일상의 순간을 동화적 순간으로 추억하고 풀어내며 변주를 주는 방법도 있다. 어느나래는 매일의 일상과 여행의 모든 순간 속에서 발견하는 즐거움과 행복을 귀여운 캐릭터와 밝은 색감의 풍경으로 표현한다. 아나쇼는 수없이 지나갔던 일상의 순간이 추억으로 간직될 수 있었던 시간과 감정의 순간을 강렬한 원색의 풍경으로 그려낸다.

이렇게 외적 요인의 변주를 통해 어느 날을 기록하는 방법도 있지만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익숙하게 반응하던 자기의 마음을 돌아보는 변주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언젠가를 꿈꿀 수 있다. 오타는 성별과 인종을 구분할 수 없는 나른하고 아름다운 인물을 그려낸다. 이 인물은 찬란하게 빛나는 청춘의 한순간을 나타낸다. 우리의 하루는 언제나 빛나는 청춘이며 다시 돌이킬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다. 빛은 항상 어둠과 함께 찾아오듯이 김지윤은 종종 마주하는 공허를 피하지 않고 직시한다. 공허의 시작을 집요하게 쫓아 도달하는 과정의 인물은 어떠한 감정도 드러내지 않고 강렬하게 관객을 쳐다보며 포옹을 건넨다. 더 밝게 빛나기 위해선 어둠을 안아주고 위로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어느 날’은 ‘언젠가’를 동반한다. 언젠가는 어느 날을 어떻게 간직하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에 따라 수많은 가능성을 내포하며 다가온다. 순식간에 지나갔던 어느 날들이 그저 지나쳐 사라지지 않고 빛나는 ‘언젠가’를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통해 나의 소중한 ‘어느 날’을 간직하는 것은 어떨까.
작가김지니, 이두한, 어느나래, 아나쇼, 오타, 김지윤
전시장로이갤러리 청담점 (ROY GALLERY Cheongdam, ロイ・ギャラリー・チョンダム) B2, 4F, 5F
주소
06064
서울특별시 강남구 선릉로146길 27-8
오시는 길강남구청역 3-1번출구에서 도보 12분
기간2023.03.24(금) - 04.09(일)
관람시간12:00 - 19:00
휴일월요일, 공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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