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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퉁이로 미끄러지는 풍경(들): 옹이, 무릎, 주름

아트스페이스 보안 1

2024.11.07(목) - 12.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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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경 개인전

《모퉁이로 미끄러지는 풍경(들): 옹이, 무릎, 주름》

일시: 2024. 11. 7. (목) – 12. 1. (일)
장소: 아트스페이스 보안 1
운영시간: 12: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무료
Choi Eunkyung solo exhibition

Scenery Sliding to the Corners: Knots, Knees, Wrinkles

Date : 7. Nov. 2024 – 1.Dec. 2024
Venue : ARTSPACE BOAN 1
Hours : 12PM – 6PM
Closed on Mondays
Free Admission
크레딧

주최‧주관: 최은경

사진촬영: 홍철기

디자인: KC communications

후원: 서울특별시, 서울문화재단

2024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 프로젝트

Credit

Artist: Choi Eunkyung

Photo: Hong Chulki

Design: KC communications

Sponsored by: Seoul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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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업노트
예외가 일상이 되어버린 측면과 지극히 사적인 서사를 연결하여 응축된 삶의 주름 같은, 우리 삶의 ‘구체성’을 은유-압축적으로 표현하기: 모퉁이로 미끄러지는 풍경(들)은 ‘영정(影幀)’의 의미가 형상(삶)과 형상 옆으로 드리워진 그림자(죽음)을 담은 그림틀(그림 족자)이듯이, 인생의 귀결에서 우리 모두의 영정은 어떻게 표현될(할)수 있을까, 혹은 어떤 귀결로 흔적을 남길까,라는 질문의 초고로부터 시작되었다. 우리 삶의 정경(情景)이란 다름 아닌 더도 덜도 아닌 딱 자의 명(命) 만큼 살다가 제자리로 돌아가는 풍경이 아닐까. 무릎 모서리(혹은 모서리 무릎)로 옹이 주름 타기 혹은, 가로수같았던 노년의 남자가 저만치 혼자서 몰아치는 신록의 자리로 걸어 들어간다, 라는 사적 내러티브. 그러므로 예술의 배꼽은 언제나삶의 체험이 켜켜이 쌓인 지층의 단면에 박혀있는 ‘옹이구멍’일 것이다.

1. 우리들의 꿈과 사랑, 낭만, 좌절, 욕망 등, 삶의 유형 속에 유형화 되지 않은 특히, 꿈의 판타지, 무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회복에 대한 새로운 열망(욕망). 좌절과 상실이 반복되는 ‘지금’과 다시나아갈 수도 없다는 희망 없음의 ‘여기’에서 예기치 않게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열망(욕망)은 어떤 형태로 올까? 그것은 언제나 이후에오는 뒤안길, 혹은 (응축된 삶의 주름 같은) 뒤안길의 주름, 주름의 ‘잔상’으로만 재현될 뿐. 재현할 수는 없지만 또 알 수 없다고도말할 수 없는 구체적 현실성에 대한 요약 불가능한 총체성 같은 것(들).

2. 삶의 체험이 켜켜이 쌓인 지층의 단면에 박혀있는 (삶의) 굳은살, 발가락 사이의 티눈(魚目), 옹이구멍. 혹은 카프카의 『가장의근심』에 나오는 아무리 부대껴도 마모되는 법 없이 아무데나 살면서 폐가 없이 웃는 듯한 웃음으로 우리가 없는 곳에서도 우리를 응시하는, 그래서 언제나 예기치 않게 순간 맞닥뜨리게 되는 응시, 응시의 구멍, 오드라덱. 즉, 뜻하지 않은 방식으로 변형된 외설스럽고불경한, 변이(變異)적이고, 과잉된 상처이자 ‘돌기’로, 바로 21세기적 우리 삶의 단면이자 기형적인 우리 근대성의 증상적 지점일 것이다.

3. ‘지금, 여기’에서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는 일상적, 사회적 재난,등 모든 의미 있는 상실에 대해 스스로에게 환기(喚起)해 보기 위한작업으로 일상을 영위하면서 본, 봄직한 삶의 정경과 병치하여 보여준다.

4. 어제의 망친 그림 위에 쌓인 내일의 전망: 다시, 질문하는 붓질
① 다시, 질문하는 붓질의 과정을 통해 내가 하려는 회화를 전체로 포괄하는(규정할 수 있는) 주제/개념(어)을 모색해 본다.
② 붓질의 결과로 불러오는 정조(정서): 화가가 궁극적으로 그림에 반영하려는(투사하려는) 어떤 열망(욕망), 상상, 주이상스, 같은 것 + 어떤 의도로 딱 그만큼의 구도와 형상, 색감, 등을 구사하는지, 총체적인(종합적인) 구조 같은 것. 즉, 화가의 의도와 그림의 구조가 손깍지처럼 맞물려, 그 과정의 결과로서 시각화된 ‘정조(情操)’가 결국 회화의 궁극(최종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들)을 그동안 했던 작업들 중에 주로 망쳤거나 습작으로 그렸던 그림들, 혹은 미완성 으로 남아있는 그림들을 통해 탐구, 모색해 보기.
a. 이론으로 학습한 회화의 개념 b. 화가로서의 경험을 토대로 체험된 내 머리속에 관념적으로 규정된 회화의 정의 c.실제로 내가 그리고 있는 그림(의 결과): (a, b, c 내용의 교집합처럼 공통된 부분보다는) 차집합, 서로 엇나가는 불일치, 간극, 차이를 더 크게 벌려 동전의 앞뒷면처럼 혹은 막대자석처럼 위치 세워서(서로 등대고 서게 하여) 다시, 질문하는 붓질의 과정으로 나의 회화를 포괄하는 주제/개념(어)을 탐구, 모색해 본다.

ps. 주저하는, 혹은 머뭇거리는 붓질은 ‘인식의 불가능성’의 응축된 표현인 것 같다. 그러니까 세계를 알 수 없다거나 인식할 수 없다, 혹은 인식의 여부조차 인식할 수 없다, 라는 것을 보여주는 붓질. 즉, 세계 인식의 (불)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의심하는 번민의 결과물(응축물). 그럼에도, 알 수는 없겠지만 또 알 수 없다고도 말할 수 없다, 라는 것까지의 비전을 제시하는 것.


○ 작가소개

1. ‘그림’이란 우리 삶의 유형 속에 유형화되지 않은, 꿈의 판타지, 무의식 속에 내재되어 있는 회복에 대한 새로운 열망(욕망)의 예감, 즉 구체적 꿈꾸기를 마치 그리움(nostalgia)을 그리워하듯 그리기의 ‘붓질’로 가시화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작업하고 있다. 지난 몇 해동안 여러 지역의 레지던시 입주작가로 활동하면서 정주민도 여행자도 아닌 상황에서 바라본 지방 소도시 외곽의 풍경은 우리가 통념적으로 인식하는 풍경의 카테고리 밖에 있는, 풍경의 비(非)풍경
적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측면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했다. 최근에는 보편적 정서로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일상을 영위하면서 본, 봄직한 삶의 정경이나 풍경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고 있다.

2. 환영 같은 일상의 경험, 정경(情景)들을 통해 순간에 불과하지 않는 어떤 충만함과 그리움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림의 어원이 ‘그리움’이듯이 ‘그림’이란 무언가에 대한 부재와 연민으로 비롯된 ‘그리움’이며,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고 ‘그리는’ 행위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그림을 그릴 때 통상 본 것을 그린다고 말하지만(생각하지만), 결국엔 무언가를 잊지 않으려고, 우리의 소회와 기억을 통해 그리는 것이다. 어쩌면, ‘그리움’이란 늘 오늘 같지만, 어제이자 내일인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의 우리 앞날의 풍경이자 삶에 대한 만화경 같은 비망록인 것이다.

3. 화가(작가)는 삶에 관한 관찰력을 가지고 기술(記述)하는 자. 삶을 살펴 들여다 봄(=관찰)에서 (나)오는 에너지, 력(力))을 미술(그림)이라는 매개로 표현하는(드러내는) 사람, 정도가 될 것 같다. 내게 ‘그림’은 내 삶이 좀 나아지려는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다.
작가최은경
전시장아트스페이스 보안 (アートスペース・ボアン, ARTSPACE BOAN) 1
주소
03044
서울 종로구 효자로 33
오시는 길지하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453m
기간2024.11.07(목) - 12.01(일)
관람시간12:00-18:00
휴일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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