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dograph パドグラフ 파도그래프

유리창 너머 그림자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2024.06.13(목) - 07.21(일)

MAP
SHARE
Facebook share button
Image 3338
조혜진 《유리창 너머 그림자》

전시기간 : 2024년 6월 13일 (목요일) - 7월 21일 (일요일)
* 6월 13일, 오프닝 당일은 오후 3시부터 손님을 맞이하도록 하겠습니다.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4 시각예술창작산실

디자인 : 강문식
공간조성 : 무진동사
사진 : CJY ART STUDIO (조준용)
......
조혜진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공동의 생활 양식이나 문화적 코드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를 예술의 언어를 통해 번역, 변주한다. 《유리창 너머 그림자》에서 조혜진은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순환, 소비, 유통되는 이미지에 주목한다. 디지털 스크린 속 이미지는 그 매끄러운 감각을 필두로 이야기의 가능성은 상실한 채 끊임없는 현재성만을 상연한다. 하지만, 작가는 특정 상품에 대한 누군가의 사진 후기, 유사한 사물로 검색된 이미지 더미 속에서 타인의 서사를 상상하고, 그들의 사적인 공간을 떠올린다. 그리고 이를 물질로 번역함으로 이미지에 신체를 부여한다. 그렇게 작가는 접촉의 감각과 모호한 형상 사이에서 잡히지 않는 이미지와 닿을 수 없는 이야기의 실체를 확인하고자 한다.
......
Primary Practice is going to hold JO Hyejin's solo exhibition Shadow beyond the window from June 13th 2024 to July 21st 2024.
We will welcome you from 3pm on the opening day, June 13th, Thursday.

JO Hyejin's solo exhibition
Shadow beyond the window

Exhibition period : June 13th 2024 - July 21st 2024

Supported by Arts Council Korea, 2024 ARKO Selection Visual Art

Design by GANG Moonsick
Installation by Mujindongsa
Photo by CJY ART STUDIO (CHO Junyong)
......
JO Hyejin carefully observes communal lifestyles and cultural codes encountered in everyday life, translating and varying them through the language of art. In Shadow beyond the window, JO focuses on images circulated, consumed, and distributed on online platforms. These images on digital screen lose their narrative potential and instead perpetually project a sense of nowness. However, the artist imagines the stories of others through photo reviews of specific products and the heaps of similar objects searched for online, envisioning their private and intimate spaces. By translating these into material form, JO gives these images a corporeal presence. In this way, the artist seeks to grasp the elusive nature of images and the unreachable essence of stories amidst the sense of touch and ambiguous forms.
......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1길 7, 지1층)
Primary Practice (B1, 7, Changuimun-ro 11-gil, Jongno-gu, Seoul)

운영시간 : 수요일 – 일요일 / 12pm – 7pm / 월요일, 화요일, 공휴일 휴무
Opening hours : Wed – Sun / 12pm – 7pm / closed on Mondays, Tuesdays, and public holidays


Homepage www.primarypractice.kr
instagram @primary_practice

-----

조혜진은 일상에서 마주하는 공동의 생활 양식이나 동시대에 통용되는 문화적 코드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이러한 현상들을 반영하는 사물[ 그가 정의하는 사물의 범주는 스크린 속 정보로 존재하는 이미지(의 부분)에서부터 실재하는 물질적 대상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작가는 이러한 대상을 행위자로 인식하고, 그것을 중심으로 주체와 객체 간의 역학과 위상을 달리 설정하며, 양자 간 영향 관계가 구축한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행동 양식에 대해 질문한다. ]에 주목한다. 또한 사회적 요구안에서 사물의 생산과 소비 관행을 추적하며, 때로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특정 사물을 이용, 변용, 해석하는 양상을 살피고, 이를 고유의 조각적[ 조혜진의 작업은 주로 전통적 조각의 형식을 띠지만, 평면에서 입체로, 때로는 영상매체에 이르는 방식으로 확장과 수렴을 더하기도 한다. 여기서 그의 창작 방법론을 조각적이라 하는 이유는 2D의 이미지가 존재하는 방식에 시공의 질서를 덧입혀 인식하거나, 해당 이미지를 탐독하는 과정에서 모종의 물질적 감각을 덧대고 부피나 무게와 같은 현실 속 조건 등을 더해 번역하기 때문이다. ] 사유를 위한 기반으로 삼는다. 과거 그는 산업재산권 중 하나인 실용신안등록 문서 속 사회적 요구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 발전되어 온 물건들의 형식적 가능성을 조각으로 재현, 보완하며, 기술적 텍스트와 아이디어, 형태로 이어지는 흐름 속 사회적 체계가 승인하는 형식의 기원을 다양한 맥락에서 살폈다.(《새로 만들기; 문서들》(아트스페이스 휴, 서울, 2017)) 그리고 일상의 자유로운 소비 시장 속 거듭된 복제와 변형으로 원본과 출처에서 멀어진 이미지들이 기능하는 상황과 조건을 탐구하고, 유통과 소비의 순환 고리 속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사회문화적 지형도를 직조하기도 하였다. (<벡터 프로젝트>연작(2016), <기능하는 형태>(2016) 등)[ 조혜진은 <표면 위, 수면 아래> (아마도예술공간, 서울, 2016)에서 종이컵을 장식하던 패턴 이미지를 ‘무연고 이미지’로 정의한다. 작가는 이러한 패턴들을 수집하고, 이를 데이터 차원에서 분류, 해체, 재조합하여 서류의 형식으로 제안한다. 그리고 온라인 유통 시스템으로부터 소비구조를 역추적하기 위해 웹상에서 해당 이미지들을 무료로 배포하거나, 간판의 형식을 차용하여 패턴을 위한 프레임으로 재해석한다.]. 이러한 사물의 루트는 종종 사회 저변의 드러나지 않은 공동체를 가시화하는데 이는 <이주하는 서체> 프로젝트(2018 -)에서 보다 극명히 드러난다. 작가는 한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 총 11개국 출신 35명의 참여자에게 설문을 진행하고, 한글 손 글씨로 응답한 필체에 기반해 기호와 숫자를 포함한 530자의 서체를 개발하고 다시 웹상에서 무료 배포를 한다. 여기서 ‘글꼴’은 일종의 미적 대상으로 전유되어 조형성을 획득하는 동시에 이방인 개별의 고유 정체성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그들의 언어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기제로 거듭난다.

《유리창 너머 그림자》에서 조혜진은 온라인 플랫폼상에서 순환, 소비, 유통되는 이미지에 주목한다. 그는 인터넷상의 특정 상품 후기 사진을 헤적이고, 해당 상품의 연관 검색을 통해 발견한 이미지들을 아카이브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미지 더미에서 공통된 행동양식 속 누군가의 공간을 점유한 사물 고유의 존재 방식을 발견하고 모종의 서사성을 상상한다. 하지만, 디지털 스크린 속 이미지들은 몸을 상실한 사물들이다. 거기에는 물질적 존재 방식도,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기억도 부재한다. 작고 얇은 스크린이 마치 영원히 좁혀질 수 없는 막처럼 우리와 대상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다. 사물들은 디지털 이미지에 의탁해 몸 없는 유령처럼 출몰을 거듭하지만, 그저 가산적인 정보에 가까운 이 파편화된 현재들은 서사로의 구성이 불가하다. “이야기와 기억의 핵심은 긴 시간에 걸친 서사적 연속성”[ 한병철 『사물의 소멸』, 전대호 옮김 (서울 : 김영사, 2022), 14-15.]에 있는 것과 같이 디지털의 질서 속 이미지는 기억이 부재한 파편화된 삶을 상연할 뿐이다.

그렇게 오늘날 디지털 플랫폼의 이미지는 타인을 향하는 듯하지만, 자기 소진의 메커니즘 아래 끊임없는 일회성 순간만을 되풀이한다. 조혜진은 투명한 이미지와 불투명한 서사 사이에서 자신과 타자의 접속을 상상한다. 스크린 속 납작한 사물에 살을 붙이고, 피부가 이식된 현존하는 물질로서 공간에 위치하게 하는 식으로 말이다. 우선 <창문들>(2024) 연작에서 이미지 속 닿을 수 없는 사물을 감싸안던 투명한 대기는 반투명한 막의 형식으로 전환된다. 여기에서 작가는 스튜디오, 거실 등 자신의 일상 공간 안과 밖, 그 경계를 구획하는 투명한 구조 – 창문 – 에 주목한다. 그것은 실외의 풍경을 실내로 끌어들이지만, 프레임 밖 멀리, 시선 너머를 상상할 수 없는 화면이다. 그리고 안온한 질서로 구축된 실내 환경과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외부를 차단하는 투명하지만 견고한 막이기도 하다. 이 투명한 화면을 반투명하게 만드는 것은 작가가 일상에서 마주하던 창문 밖의 모습이다. 실내와는 달리 온전히 통제할 수 없고, 또 조건을 달리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의 풍경에는 시간이 누적된 장소로서의 서사, 삶을 연속적으로 구성하는 장면이 있다. 이 장면, 창문 바깥의 풍경은 누적된 시간의 연속체이자, 깊이를 지닌 공간이며, 모종의 서사성을 투명하게 가시화하기 위한 반투명한 배경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한편, 이렇게 막 위로 흐릿하게 펼쳐진 이미지는 시각적인 왜곡과 가림의 기능을 수행한다. 즉, 건너의 이미지를 가리는 동시에 일부는 들춰내는 식으로 너머의 대상을 불투명한 무언가로 전환해놓는다. 분명하지 않기에 실체를 확인하려는 욕망을 부추기는 가림막 앞에서 시선은 더 깊은 곳을 향하고, 신체는 뒤따라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 끝에서 마주하는 것은 애초에 모호한 형상과 특징지을 수 없는 풍경이다. 쉽게 파악하기 어려운 조각의 형상들(<닿은 면에서> 연작, 2024)은 사물의 이름으로 범주화되어 검색된 이미지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다. 조혜진은 이들로부터 개별 사용자에 의해 사물이 이용되는 고유의 방식, 그들의 공간에 존재하는 독특한 양식들을 살피고, 이미지로부터 사물만을 따로 때어내 조각의 몸체를 부여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그는 풍경을 드로잉한다. (<흐리고 가까운> 연작, 2024) 하지만 담긴 것은 안개 속 희뿌연 무언가이거나 소위 전형적인 풍경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전형성과 불명확으로부터 우리는 풍경의 장소성을 상실하게 된다. 즉, 시간과 서사, 사건이 부재한 공간은 그저 언어와 형식에 종속된 정체성 없는 이미지로 격하될 뿐이다. 이렇듯 작가는 의도적으로 인지할 수 없는 상을 끌어옴으로 그 너머의 개별성을 상실한 사물들의 존재 양상을 환기한다. 사실 불투명하게 존재하는 대상들, 내밀한 듯, 하지만 친밀함이 결여된 서사 없는 이미지는 오늘날의 이미지가 지닌 불투명성, 비서사성이라는 본성을 선명하게 일깨우니 말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흥미로운 것은 작가는 흐트러진 이미지에 촉지적 감각을 부여함으로 사물을 물질적 조건 위에서 재구성한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사물은 그 자체로서의 가치와 의미를 잃고 디지털화된 정보로 대체되었다. 그에 따라 사물의 감각적 경험은 점차 소멸하고, 디지털 매체를 통해 간접적이고 표면적인 경험으로 변질되었다. 조혜진은 시각에 국한된 반응과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하는 이런 사물-이미지에 접촉의 감각을 부가한다. 접촉의 감각이란 데이터가 아닌 현실의 영역에 사물을 위치시키는 일이다. 물질로 번역된 사물은 예전에 없던 신체성을 갖게 된다. 마치 <창문들>의 불투명한 이미지에서 감지할 수 있던 작가의 제스처나 재료에 새겨진 조각가의 손자국, 혹은 기술적으로 다루어 소성된 재료 그 자체의 질감으로부터 말이다. 이는 그간 표피에 머무르던 시각성 너머 모종의 서사적 가능성을 실제화하면서 사물과 존재 사이의 깊은 상호작용을 끌어낸다.

동시대의 이미지는 매끄러운 감각을 필두로 출몰하고, 이야기의 가능성은 상실한 채 끊임없는 현재성만을 상연한다. 거기엔 공동의 서사가 축적되거나, 깊이 있는 기억이 자리하지 못한다. 조혜진 작가는 오늘날의 디지털 매체와 화면 속 소멸된 사물성의 회복으로부터 공동의 양식을 탐색하고, 분열된 이미지와 시간들을 한데 모아 모종의 서사적 감각을 직조한다. 그리고 그것은 물질적 자각과 잡히지 않는 형상 사이에서 닿을 수 없었던 상상적 서사로 이미지를 생동, 확장하는 식이다. 이는 매우 개별적이서 독창적이거나, 때로는 다수가 접속, 교차하는 차원에서 공동의 이야기로 연장된다. 그때부터 사물은 단순한 물체가 아니라 인간 존재와 밀접하게 연결된 매개가 된다. 그로부터 너와 나의 시간은 이어지고, 이곳과 저곳은 접속되어, 일상의 서사가 출몰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작가조혜진
전시장프라이머리 프랙티스 (Primary Practice, プライマリー・プラクティス)
주소
03022
서울시 종로구 창의문로 11길 7
오시는 길경복궁역 3번출구로 나와 버스 1711, 7016, 7018 을 탄 후 석파정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걸어서 3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대중 교통을 이용할 경우, 경복궁 역에서 프라이머리 프랙티스까지 약 20분 소요)
기간2024.06.13(목) - 07.21(일)
관람시간12:00 - 19:00
휴일월요일, 화요일, 공휴일
SNS
    웹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