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앤제이 갤러리는 2023년 2월 23일부터 3월 26일까지 이순주의 개인전 《멂 몸 맘 (Mum Mom Mam)》을 개최한다. 본 전시는 이순주가 2000년대 초반부터 현재까지 오랜 시간동안 호흡해 온 드로잉과 회화를 다수 선보인다. 최근 20여년간의 작품들을 다루는 전시 《멂 몸 맘》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작품 세계의 변화를 짚는 연대기적 구성이 아닌, 작가가 삶에서 스스로 느낀 원동력에서 비롯한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이 작가의 삶에 대한 태도와 작품 세계를 동시에 감각할 수 있도록 구성된다. 이순주는 사회적 통념에 맞춰 삶의 방향을 맞추는 것을 지양하고, 매 순간을 반갑게 맞이하며 그 찰나를 충실히 살아가고 있다. 이러한 삶의 태도는 작가로서 살아가는 태도와 작업 방식에 밀접하게 연결된다. 앞으로 나아가거나, 제자리에 잠시 멈추거나 또는 되돌아가는 등 예측할 수 없는 세상살이처럼, 이순주는 삶으로부터 반응한 이야기를 고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그려낸다. 특히 작가는 정형화되지 않은 화면 속에서 자신만의 코드를 은밀하게 숨기거나 예상치 못한 형상으로 놀라게 하는 등 특유의 유머를 활용해 현실을 유희하는데, 이는 현대 사회에서 고착화되고 있는 우리의 생각을 ‘콕’ 찌르는 듯 하다.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탐구하는 이순주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욕망, 고통, 갈등, 사회적 모순, 상실, 사랑 등을 그림을 매개로 하여 어루만진다. 이는 언어로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인 것인만큼, 작가는 성별, 연령 등 사회적·문화적 규정으로부터 탈피함으로써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그림을 그린다. 버버리 체크 무늬로 얼굴을 위장한 인어, 귀에서 잎이 자라는 아이, 스스로 걷잡을 수 없을만큼 명품 로고를 내뱉는 혀 등 이순주의 화면 속에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면서, 미지의 세계에 사는 생명체 같기도 한,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무언가가 등장한다. 작가는 사람, 동물, 식물, 사물 등 모든 것들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상호적인 관계를 가진 존재들로 그려낸다. 마치 이들은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생각을 서로 교류하는 듯 보인다. 이렇듯 작가는 우리 사회에 깊이 침투한 획일적인 기호를 활용해 현실을 은유하는 그림을 그려낸다.
2019년의 개인전 《티끌 눈 기둥》 이후, 이순주는 자신의 오랜 드로잉과 회화를 뒤적거리며 그간 켜켜이 쌓인 것들과 부대끼며 놀이하듯 관찰하는 시간을 보냈다. 작가는 이 과정에 대하여 “먼지 쌓인 어둠을 더듬더듬 손전등을 비춰본다”라고 표현한다. 지난 3년여간 작가는 신작에 매진하기보다는, 과거의 작품들을 꺼내보며 본인이 행했던 예전의 제스처를 관찰하고 그 위에 현재 자신의 제스처를 새롭게 더해 그렸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과거 한 시점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작가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면서 끝없이 연결된다. 각 작품은 작업실에 보관되다가 이따금 작가로부터 ‘손전등'의 불빛을 받으면서 또 다른 시점에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힐끗 내보인다. 각기 다른 시간에서 비롯한 이순주의 감각이 덧붙여진 작품들은 작가의 삶과 함께 계속 살아간다. 전시 《멂 몸 맘》에서는 색이 옅게 바랜 구작에 현재의 제스처가 더해진 회화 〈낯가림〉(1996-2022), 〈잠시 방긋〉(2000-2022), 〈라이프 스타일〉(2000-2022) 등을 비롯해 그간 묵혀둔 드로잉과 회화가 최근의 대형 회화 신작과 함께 어우러져 생동할 예정이다.
모호한 형상이 자유롭게 부유하는 이순주의 화면은 언뜻 보기에는 비현실적이지만, 누군가는 과거에 겪었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거나, 또는 훗날에 겪을법한 몹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의미를 지닌 사회적 언어가 생기기 전 소리처럼 발음되는 전시명 ‘멂 몸 맘'처럼,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 《멂 몸 맘》을 통해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마음 속 무언가를 웅얼거리듯 이순주의 그림을 따라 호흡하며 세상을 천천히 마주해보길 바란다.
보도 관련 문의: 차은아 (010-9184-9484, [email protected])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탐구하는 이순주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는 욕망, 고통, 갈등, 사회적 모순, 상실, 사랑 등을 그림을 매개로 하여 어루만진다. 이는 언어로 해결되지 않는 심리적인 것인만큼, 작가는 성별, 연령 등 사회적·문화적 규정으로부터 탈피함으로써 모호한 경계를 넘나드는 그림을 그린다. 버버리 체크 무늬로 얼굴을 위장한 인어, 귀에서 잎이 자라는 아이, 스스로 걷잡을 수 없을만큼 명품 로고를 내뱉는 혀 등 이순주의 화면 속에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하면서, 미지의 세계에 사는 생명체 같기도 한, 언어로 규정할 수 없는 무언가가 등장한다. 작가는 사람, 동물, 식물, 사물 등 모든 것들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상호적인 관계를 가진 존재들로 그려낸다. 마치 이들은 세상을 살면서 누구나 보편적으로 느낄 수 있는 감정과 생각을 서로 교류하는 듯 보인다. 이렇듯 작가는 우리 사회에 깊이 침투한 획일적인 기호를 활용해 현실을 은유하는 그림을 그려낸다.
2019년의 개인전 《티끌 눈 기둥》 이후, 이순주는 자신의 오랜 드로잉과 회화를 뒤적거리며 그간 켜켜이 쌓인 것들과 부대끼며 놀이하듯 관찰하는 시간을 보냈다. 작가는 이 과정에 대하여 “먼지 쌓인 어둠을 더듬더듬 손전등을 비춰본다”라고 표현한다. 지난 3년여간 작가는 신작에 매진하기보다는, 과거의 작품들을 꺼내보며 본인이 행했던 예전의 제스처를 관찰하고 그 위에 현재 자신의 제스처를 새롭게 더해 그렸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과거 한 시점에 고정되어 있지 않고, 작가와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면서 끝없이 연결된다. 각 작품은 작업실에 보관되다가 이따금 작가로부터 ‘손전등'의 불빛을 받으면서 또 다른 시점에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힐끗 내보인다. 각기 다른 시간에서 비롯한 이순주의 감각이 덧붙여진 작품들은 작가의 삶과 함께 계속 살아간다. 전시 《멂 몸 맘》에서는 색이 옅게 바랜 구작에 현재의 제스처가 더해진 회화 〈낯가림〉(1996-2022), 〈잠시 방긋〉(2000-2022), 〈라이프 스타일〉(2000-2022) 등을 비롯해 그간 묵혀둔 드로잉과 회화가 최근의 대형 회화 신작과 함께 어우러져 생동할 예정이다.
모호한 형상이 자유롭게 부유하는 이순주의 화면은 언뜻 보기에는 비현실적이지만, 누군가는 과거에 겪었거나, 현재 경험하고 있거나, 또는 훗날에 겪을법한 몹시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의미를 지닌 사회적 언어가 생기기 전 소리처럼 발음되는 전시명 ‘멂 몸 맘'처럼, 관람객들이 이번 전시 《멂 몸 맘》을 통해 명확하게 말할 수 없는 마음 속 무언가를 웅얼거리듯 이순주의 그림을 따라 호흡하며 세상을 천천히 마주해보길 바란다.
보도 관련 문의: 차은아 (010-9184-9484, [email protected])
작가 | 이순주 Yi Soonjoo |
전시장 | 원앤제이 갤러리(-2023.8) (ONE AND J. Gallery, ワンアンドジェイ・ギャラリー) |
주소 | 03055 서울시 종로구 북촌로 31-14 |
오시는 길 |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도보 7분 |
기간 | 2023.02.23(목) - 03.26(일) |
관람시간 | 11:00 - 18:00 |
휴일 | 월요일, 공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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