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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

학고재 학고재 본관 및 학고재 오룸(online.hakgojae.com)

2024.06.05(수) - 07.06(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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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미지] 로와정, undecidable, 2024, 나무 위에 수채, 실리콘, 30.6x45.6cm
[대표이미지] 로와정, undecidable, 2024, 나무 위에 수채, 실리콘, 30.6x45.6cm
로와정 개인전
《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in the gaze lie thickness and density)》

전시기간 : 2024년 6월 5일(수) – 7월 6일(토)
전시장소 : 학고재 본관, 학고재 오룸(online.hakgojae.com)
문 의 : 02-720-1524~6

학고재는 2024년 6월 5일부터 7월 6일까지 《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를 연다. 로와정(Rowajeong)은 노윤희(1981-)와 정현석(1981-)으로 구성된 아티스트 컬렉티브의 명칭이다. 로와정은 불과 20대 중반인 2007년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통찰력 있는 사유로 미술계의 주목을 이끌었으며, 국내외 주요 공간에서의 개인전을 통해 호평을 받아왔다. 주제나 형식이 반복되지 않고 거의 모든 작품이 새롭게 펼쳐진다. 따라서 로와정은 무한한 지평을 달리는 수평적 사유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철학자 데이비드 홀(David L. Hall)은 『중용(中庸)』을 ‘일상적인 것에의 초점(focusing the familiar)’이라고 번역한 적이 있다. 그간 ‘심리적 평형’이나 ‘중도’라는 관점으로 보았던 기존 해석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탁견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로와정 또한 그와 마찬가지로 일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여 난해하고 건조한 개념미술을 생생하게 살아서 숨 쉬는 시학으로 승격시킨다.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실재와 이미지(가상)의 철학적 구분을 무효화시키며 언어와 사물의 상하, 전후 관계를 뒤집는다.

속옷 두 벌을 교차하여 안으로부터 조명을 비추어 별을 만들어 〈밤마다 행복했으면〉(2010)이라는 제목을 부여한 작품, 집안의 모든 일상 사물을 원형으로 배치한 후 조명의 빛을 금속으로 형상화하여 다시 원뿔형으로 연결한 〈생활의 발견〉(2010), 오래 써 흠집이 난 도마에 안녕을 고하며 ‘bye - bye’라는 두 단어를 새긴 〈bye - bye〉(2014), 인쇄물 곳곳에서 수집한 나무가 있는 사진(이미지)에서 나무를 도려내고 그 위에 실재 나무 모양을 일으켜 세운 작품도 있는데, 관객에게 이미지와 사물의 위계(位階)를 재고하게 하여 신선한 감동을 선사한 〈Souvenir of somewhere (tree)〉(2013)라는 작품 등, 작가의 대부분 작품은 일반 관람객과 미술 전문가 모두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었다. 놀랍게도 18년 동안 쉼 없이 활동했음에도 작가의 새롭고 명료한 아이디어와 청신하고 깊은 시적 감수성이 마르지 않고 솟아난다.

작가는 동서고금의 구분 없이 철학, 언어학, 역사, 예술, 문학, 매체학, 미술사를 쉼 없이 연구하며 작품에 반영한다. 이번 학고재의 전시 《눈길에도 두께와 밀도가 있다》 또한 마찬가지이다. 눈길은 ‘눈이 쌓인 길(snowy road)’이라는 뜻도 있지만 ‘시선과 관심(eyes, attention)’이라는 뜻도 있다. 지나치는 일상이지만 우리의 시선과 관심도 훈련과 공부를 통하여 쌓이며(깊어지며), 그렇게 쌓인(깊어진) 시적 사유야말로 예술의 샘(origin, 根源)이라는 것이다. 진정성(authenticity)을 뜻하는 독일어 ‘Eigentlichkeit’의 어원 역시 소유한다는(eigen, own) 뜻을 지니지만 눈길(Augen)의 소유와 관련한다. 로와정이 추구하는 길은 예술에 대한 진정한 마음에 있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하는 〈Imago〉는 출처와 재료를 알 수 없는 기념품에 ‘이것은 공상적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았다(This was inspired by an imaginary story)’라는 문구를 썼다. 모든 사물을 비추는 카메라 렌즈를 연상시키면서도 때로는 모든 이미지를 삼키는 깊은 우물이나 세숫대야를 떠올리게 한다. 〈Undecidable〉은 언어의 위상을 도치한다. ‘평면성’을 뜻하는 영단어 ‘flatness’는 실리콘으로 입체화시켰으며, 외장(外裝)ㆍ사람과 사람 사이의 거리ㆍ대면(對面)을 뜻하는 ‘facing’에 명사형 어미 ‘-ness’를 붙인 ‘facingness’라는 미술학 용어는 오히려 인쇄하여 평면화한다. 회화(그림)의 본질은 대면이라는 인간의 행위와 평면이라는 물리적 조건에 있다. 작가는 변치 않는 영원한 본질을 통찰력 있게 관찰한다.

이 작품들 외에도 지적 유머와 탄성이 절로 나올 법한 작품이 다수 출품된다. 작가는 그간 국내는 물론 프랑스ㆍ독일ㆍ덴마크ㆍ중국ㆍ타이완 주요 미술관의 관심을 받아 초대되었으며 이번 학고재 갤러리에서의 전시는 11번째 개인전이다.

로와정(노윤희, 정현석)은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입체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에이라운지(2020), 스페이스 윌링앤딜링(2019, 2018), 아마도예술공간(2016), 스페이스 비엠(2015)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다. 주요 단체전으로는 《자연 사람: 프레질 + 트루 블루》(2023, 제주현대미술관, 제주도), 《포트레이트 오브》(2023, 울산시립미술관, 울산), 《매뉴얼》(2022, 프라이머리 프랙티스, 서울), 《콰이어트》(2020,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서울), 《모두의 소장품》(2020, 서울시립미술관, 서울), 《모티프》(2018, 학고재, 서울), 《레슨 0》(2017, 국립현대미술관, 과천) 등이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작가로와정
전시장학고재 (Hakgojae Gallery, ハッコジェ) 학고재 본관 및 학고재 오룸(online.hakgojae.com)
주소
03053
서울 종로구 삼청로 50
오시는 길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에서 도보 728m
기간2024.06.05(수) - 07.06(토)
관람시간10:00 - 18:00
휴일일요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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