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나영 개인전《헤비-듀티 Heavy-Duty》
집 밖을 나오지 못하는 미지의 인물들이 있다.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살아내는 그들의 모습은 기괴해 보이기도, 로맨틱해 보이기도 하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비밀스러운 언어와 제스처, 장치의 파열음은 그들의 특별한 관계를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들을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라 부른다. 돌봄 제공자의 시선은 수혜자의 일거수일투족에 닿아 있으며, 그의 행위는평범한 일상을 시뮬레이션하며 집 밖을 대비한 준비를 반복한다. 그의 특수한 노동은 수혜의 삶 자체에 전적으로 밀착되어 상황에 따른 강력한 육체적 힘과 정신적 강인함을 필요로한다. 돌봄 노동은 “헤비 듀티(Heavy Duty)”로서, 까다롭거나 견고하여 힘든 작업을 오랫동안 견뎌내면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말한다.
이번 전시《헤비 듀티 Heavy-Duty》는 보통의 일상을 훈련하는 특수한 노동,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전시다. 작가는 전시장 내부를 일상의 공간 경험과 기억된 생활방식, 보조 장치를 따라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의 관계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전환하였다. 특히 가족 간의 돌봄은 반자본적이고 비생산적인 노동이다. 부과된 헤비–듀티의 부담을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희생을 동반한 끈끈한 가족애와 윤리 문제로만 해석 가능하다. 실제 가족의 일원을 돌봐왔던 강나영은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래서 그는 보통의 삶이 아닌 돌봄이 행해지는 특수한 삶을 염찰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돌봄의 문제가 사회적 정치적 이슈로 자리 잡지 못하고, 아직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 돌봄의 문제로 전환되지 못했음을 환기하고자 한다.
강나영의 이전 작업은 항상 불안과 죄책감이라는 드라이브를 동반하였다. 기능을 상실한 신체를 재활하거나, 또는 극복하려는 당면과제에 집착하였기에, 보편이라고 일컬어지는 생활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대안적 공공 시설물 연구와 함께 정상화를 향한 온 가족의 염원을 담은 입체 설치와 영상작업이 주를 이루었다. 이전 작업과는 다르게 이번 전시는 몸의 장애와한계를 집이라는 객체에 비유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신작 영상인 로컬룰(Local Rule,2024)은 “문밖을 나가기 위한 훈련이 이루어지는 집안의 상황을, 그리고 이를 돕는 자들의동작, 언어, 시선을 담은 영상설치 작업이다. 다만 여기서 훈련은 지극히 평범한 하루의 일상을 의미한다.(작가노트에서)” 거실 창문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서 수혜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각 신체 부위를 맡은 돌봄자 3인이 함께 균형을 잡으며 걷는 연습을 한다. 이들의 역할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식탁 앞에서는 음식 섭취와 발음교정을 위해 연습곡을 부르고, 화장실에서는 신체가 닿지 않도록 욕조,변기, 문을 맡아 움직이는 모습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집안과 밖의 경계로서 현관이나 문지방은 미지의 불안한 상황을 대비한 만반의 준비와 정리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작가는 진입의 방해물로 작용하는 출입문의 문턱에 시선을 둠으로써 집으로부터의 해방을 고민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연약한 힘을 다루기 위해 훈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말한다. 아직 인간을 대체할 가성비 좋은 기계 상품이 없거니와, 돌봄의 문제는 섬세하고예민한 작업으로서 연약함을 감각하기 위한 우리의 인식과 시선, 그리고 태도가 달라야 함에 무게를 두고 논의를 전개한다. 부담을 짊어진 돌봄 당사자들과 함께 이들의 중대한 의무에 대한 논의를 다루는 작가의 “마음가짐과 책임감”이 남달라야 하는 점을 강조한다.그러나 관람자는 전시장 안에서 돌봄의 제스처가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으며, 비밀스러운행위로 표현되는지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작가는 불완전한 몸을 돌보기 위해 부과된 책임과 부담감이 어떠한 사회구조적 상황에서 생성되었는지, 이것이 동시대적 맥락 안에서 시각언어로서 텍스트화가 가능한가를 탐색한다. 작가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을 가두는 몸으로부터의 해방, 즉 집으로부터의 해방, 나아가 교차하는 소수자성의 정치적, 사회적 망명의연대지점을 발견하고자 하는 일라이 클레어(Eli Clare)의 논의를 작업에 투영한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염원에서 공공성의 문제로 확장되는 정동적 평등에 대한 성찰인 것이다.
집 밖을 나오지 못하는 미지의 인물들이 있다. 평범하지 않은 일상을 살아내는 그들의 모습은 기괴해 보이기도, 로맨틱해 보이기도 하다. 내부에서 발생하는 비밀스러운 언어와 제스처, 장치의 파열음은 그들의 특별한 관계를 상상하게 만든다. 우리는 그들을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라 부른다. 돌봄 제공자의 시선은 수혜자의 일거수일투족에 닿아 있으며, 그의 행위는평범한 일상을 시뮬레이션하며 집 밖을 대비한 준비를 반복한다. 그의 특수한 노동은 수혜의 삶 자체에 전적으로 밀착되어 상황에 따른 강력한 육체적 힘과 정신적 강인함을 필요로한다. 돌봄 노동은 “헤비 듀티(Heavy Duty)”로서, 까다롭거나 견고하여 힘든 작업을 오랫동안 견뎌내면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을 말한다.
이번 전시《헤비 듀티 Heavy-Duty》는 보통의 일상을 훈련하는 특수한 노동, 특수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한 전시다. 작가는 전시장 내부를 일상의 공간 경험과 기억된 생활방식, 보조 장치를 따라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의 관계를 드러내는 공간으로 전환하였다. 특히 가족 간의 돌봄은 반자본적이고 비생산적인 노동이다. 부과된 헤비–듀티의 부담을 가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만 감당해야 하는 상황은, 희생을 동반한 끈끈한 가족애와 윤리 문제로만 해석 가능하다. 실제 가족의 일원을 돌봐왔던 강나영은 이러한 사회적 상황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래서 그는 보통의 삶이 아닌 돌봄이 행해지는 특수한 삶을 염찰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돌봄의 문제가 사회적 정치적 이슈로 자리 잡지 못하고, 아직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 돌봄의 문제로 전환되지 못했음을 환기하고자 한다.
강나영의 이전 작업은 항상 불안과 죄책감이라는 드라이브를 동반하였다. 기능을 상실한 신체를 재활하거나, 또는 극복하려는 당면과제에 집착하였기에, 보편이라고 일컬어지는 생활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대안적 공공 시설물 연구와 함께 정상화를 향한 온 가족의 염원을 담은 입체 설치와 영상작업이 주를 이루었다. 이전 작업과는 다르게 이번 전시는 몸의 장애와한계를 집이라는 객체에 비유한다. 이번 전시의 주요 신작 영상인 로컬룰(Local Rule,2024)은 “문밖을 나가기 위한 훈련이 이루어지는 집안의 상황을, 그리고 이를 돕는 자들의동작, 언어, 시선을 담은 영상설치 작업이다. 다만 여기서 훈련은 지극히 평범한 하루의 일상을 의미한다.(작가노트에서)” 거실 창문에 비치는 모습을 보면서 수혜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각 신체 부위를 맡은 돌봄자 3인이 함께 균형을 잡으며 걷는 연습을 한다. 이들의 역할은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관계에 따라 결정된다. 식탁 앞에서는 음식 섭취와 발음교정을 위해 연습곡을 부르고, 화장실에서는 신체가 닿지 않도록 욕조,변기, 문을 맡아 움직이는 모습이 긴장감을 자아낸다. 집안과 밖의 경계로서 현관이나 문지방은 미지의 불안한 상황을 대비한 만반의 준비와 정리가 이루어지는 장소로, 작가는 진입의 방해물로 작용하는 출입문의 문턱에 시선을 둠으로써 집으로부터의 해방을 고민한다.
작가는 이번 전시와 관련하여, “연약한 힘을 다루기 위해 훈련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말한다. 아직 인간을 대체할 가성비 좋은 기계 상품이 없거니와, 돌봄의 문제는 섬세하고예민한 작업으로서 연약함을 감각하기 위한 우리의 인식과 시선, 그리고 태도가 달라야 함에 무게를 두고 논의를 전개한다. 부담을 짊어진 돌봄 당사자들과 함께 이들의 중대한 의무에 대한 논의를 다루는 작가의 “마음가짐과 책임감”이 남달라야 하는 점을 강조한다.그러나 관람자는 전시장 안에서 돌봄의 제스처가 어떻게 예술이 될 수 있으며, 비밀스러운행위로 표현되는지 의문을 가질지 모른다. 작가는 불완전한 몸을 돌보기 위해 부과된 책임과 부담감이 어떠한 사회구조적 상황에서 생성되었는지, 이것이 동시대적 맥락 안에서 시각언어로서 텍스트화가 가능한가를 탐색한다. 작가는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을 가두는 몸으로부터의 해방, 즉 집으로부터의 해방, 나아가 교차하는 소수자성의 정치적, 사회적 망명의연대지점을 발견하고자 하는 일라이 클레어(Eli Clare)의 논의를 작업에 투영한다. 이번 전시는 개인의 염원에서 공공성의 문제로 확장되는 정동적 평등에 대한 성찰인 것이다.
작가 | 강나영 |
전시장 | 씨알콜렉티브 (CR Collective, シーアール・コレクティブ) |
주소 | 03988 서울특별시 마포구 성미산로 120 일심빌딩 2층 |
오시는 길 | 서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2번 출구에서 도보 15분. 혹은 06번 마을버스를 타고 정류장 – '경성중고, 홍익디자인고등학교앞' 에서 하차. |
기간 | 2024.04.25(목) - 05.29(수) |
관람시간 | 12:00 - 18:00 |
휴일 | 일요일, 월요일, 공휴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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