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 활동하는 김성은(Vicky Kim) 작가는 《Kaput》와 《갈래머리》라는 이중 제목으로 갤러리 조선과 함께 두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판화 기반의 신작 시리즈가 주를 이루는 이번 전시는 제스처, 행동의 흔적를 모티브로 하여, 노동, 이미지 생산, 예술적 표현에 대한 폭 넓은 사고를 담고 있다. 작가는 여성 신체의 재현과 인식을 문화 전반의 산업적 메커니즘과 그 도상학에 영향을 미치는 사적이고 주관적인 세계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간주한다.
조각, 설치, 드로잉, 판화 등의 요소를 통합하는 김성은 작가의 미술 세계는 신체적 명제, 즉 우리의 육체적 자아와 정신적 자아 사이의 익숙한 관계에 도전하는 행동이나 제스처의 형태를 찾아내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어릴 적부터 공부한 무용의 영향으로 주체(apparatus)와 대상(object)의 미묘한 경계선에 선 신체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한 작가는 참여와 수행의 가능성과 상품화의 취약성 사이 놓인 신체의 모호한 정체성을 통해 개인의 자율성이 압도적인 대중문화의 영향에 직면하는 상황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4개의 대형 판화 작품이 주를 이루며, 각 작품에는 제스처를 이용한 스펀지 자국으로 이루어진 고유한 '패턴'이 있다. 간결하고 담담한 것부터 열렬하고 공격적인 것까지, 완벽한 해독은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 패턴들은 반복적으로 튄 자국, 얼룩, 긁힘, 번짐으로 가사 노동의 신체적 노력과 그 고단함, 그리고 사용되는 몸의 공간과 그 생활의 흔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세테이트 지에 잉크로 먼저 그려진 후 실크스크린으로 옮겨져 갈색 아크릴 물감으로 불규칙하게 인쇄된 판화 작업들은 언뜻 보기에 반복적 패턴이 되어 마치 벽지처럼 갤러리를 장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장도 서로 동일하지는 않다.
판화 위에는 패션 잡지에서 찢어 낸 여성 모델 이미지가 액자화 되어 상단을 따라 마치 머리처럼 줄 지어 있다. 눈빛을 맞추거나, 내면에 집중하며 시선을 돌리는 등 처음에는 다양해 보이는 이 말없는 인물들은 표정, 자세, 시선 면에서 무리를 지으며 일련의 공통점을 보여준다. 여성 이미지들은 서로 연계, 반복되면서 (인쇄된 패턴의 유사성과 반복처럼) 새로운 존재감을 창조하고, 보는 이의 의식을 파고 들며 강한 의미를 만들어낸다. 동시에 신체 이미지들은 머리, 얼굴, 몸통, 팔다리 등 신체의 일부가 카메라 프레임에 의해 잘린다는 면에서, 그리고 잡지 페이지로 찢기는 측면에서 이미지 위에 찢어짐과 그 상처로 재조명된 폭력이기도 하다.
capitulate(항복), capitalism(자본주의)와 같은 단어의 어원인 ‘머리’를 뜻하는 라틴어 ‘caput’에서 파생된 독일어 ‘kaput’(부러진, 쓸모없다는 뜻)은 전시의 첫번째 제목이며, 여학생들이 두 가닥으로 땋던 머리를 지칭하는 '갈래머리'는 두번째 제목이다. 여기서는 ‘갈래머리’는 여성의 이미지를 가리키는 것 뿐 아니라, 머리와 몸이 갈라지는 것을 암시하는 ‘카풋(kaput)’ 이란 단어를 연상 시킨다. 신체와 관련된 예술적 표현 방식과 전형적 해석의 익숙한 관계에 대한 반항적 질문은 벽지 작업 외에도 실크스크린 작업 중 부산물로 생산된, 주름진 굴곡을 이용한 조금은 조소적인 뉴스프린트 작업이나 유아적 낙서 또는 오물을 연상 시키는 〈손가락 페인팅〉 시리즈에서도 계속 된다. 신체의 일차적 도구인 ‘창조자의 손’을 풍자적으로 다루며, 액션페인팅이나 퍼포먼스 아트에서 나타나는 작가의 몸과 작가 만의 독창, 고유성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던지는 이 작업은 작가의 정체성을 탄로 낼 것 같은 신체의 흔적도 몸의 이미지들도 사실은 환상이며, 결과적으로 추상적 이미지의 존재는 아무도 파악할 수 없다는 모호함에 집중한다. 작가는 화면 위에 손가락을 움직여 봐도, 그림은 손의 주체와 점점 멀어지며, 남는 것은 손이 부린 날랜 솜씨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조각, 설치, 드로잉, 판화 등의 요소를 통합하는 김성은 작가의 미술 세계는 신체적 명제, 즉 우리의 육체적 자아와 정신적 자아 사이의 익숙한 관계에 도전하는 행동이나 제스처의 형태를 찾아내는 것을 중심으로 한다. 어릴 적부터 공부한 무용의 영향으로 주체(apparatus)와 대상(object)의 미묘한 경계선에 선 신체의 사회적 역할에 주목한 작가는 참여와 수행의 가능성과 상품화의 취약성 사이 놓인 신체의 모호한 정체성을 통해 개인의 자율성이 압도적인 대중문화의 영향에 직면하는 상황을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4개의 대형 판화 작품이 주를 이루며, 각 작품에는 제스처를 이용한 스펀지 자국으로 이루어진 고유한 '패턴'이 있다. 간결하고 담담한 것부터 열렬하고 공격적인 것까지, 완벽한 해독은 불가능하지만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이 패턴들은 반복적으로 튄 자국, 얼룩, 긁힘, 번짐으로 가사 노동의 신체적 노력과 그 고단함, 그리고 사용되는 몸의 공간과 그 생활의 흔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아세테이트 지에 잉크로 먼저 그려진 후 실크스크린으로 옮겨져 갈색 아크릴 물감으로 불규칙하게 인쇄된 판화 작업들은 언뜻 보기에 반복적 패턴이 되어 마치 벽지처럼 갤러리를 장식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 장도 서로 동일하지는 않다.
판화 위에는 패션 잡지에서 찢어 낸 여성 모델 이미지가 액자화 되어 상단을 따라 마치 머리처럼 줄 지어 있다. 눈빛을 맞추거나, 내면에 집중하며 시선을 돌리는 등 처음에는 다양해 보이는 이 말없는 인물들은 표정, 자세, 시선 면에서 무리를 지으며 일련의 공통점을 보여준다. 여성 이미지들은 서로 연계, 반복되면서 (인쇄된 패턴의 유사성과 반복처럼) 새로운 존재감을 창조하고, 보는 이의 의식을 파고 들며 강한 의미를 만들어낸다. 동시에 신체 이미지들은 머리, 얼굴, 몸통, 팔다리 등 신체의 일부가 카메라 프레임에 의해 잘린다는 면에서, 그리고 잡지 페이지로 찢기는 측면에서 이미지 위에 찢어짐과 그 상처로 재조명된 폭력이기도 하다.
capitulate(항복), capitalism(자본주의)와 같은 단어의 어원인 ‘머리’를 뜻하는 라틴어 ‘caput’에서 파생된 독일어 ‘kaput’(부러진, 쓸모없다는 뜻)은 전시의 첫번째 제목이며, 여학생들이 두 가닥으로 땋던 머리를 지칭하는 '갈래머리'는 두번째 제목이다. 여기서는 ‘갈래머리’는 여성의 이미지를 가리키는 것 뿐 아니라, 머리와 몸이 갈라지는 것을 암시하는 ‘카풋(kaput)’ 이란 단어를 연상 시킨다. 신체와 관련된 예술적 표현 방식과 전형적 해석의 익숙한 관계에 대한 반항적 질문은 벽지 작업 외에도 실크스크린 작업 중 부산물로 생산된, 주름진 굴곡을 이용한 조금은 조소적인 뉴스프린트 작업이나 유아적 낙서 또는 오물을 연상 시키는 〈손가락 페인팅〉 시리즈에서도 계속 된다. 신체의 일차적 도구인 ‘창조자의 손’을 풍자적으로 다루며, 액션페인팅이나 퍼포먼스 아트에서 나타나는 작가의 몸과 작가 만의 독창, 고유성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던지는 이 작업은 작가의 정체성을 탄로 낼 것 같은 신체의 흔적도 몸의 이미지들도 사실은 환상이며, 결과적으로 추상적 이미지의 존재는 아무도 파악할 수 없다는 모호함에 집중한다. 작가는 화면 위에 손가락을 움직여 봐도, 그림은 손의 주체와 점점 멀어지며, 남는 것은 손이 부린 날랜 솜씨 뿐이라고 이야기한다.
작가 | 김성은 |
전시장 | 갤러리조선 (gallerychosun, ギャラリーチョソン) |
주소 | 03053 서울 종로구 북촌로5길 64 지하 1층/2층 |
오시는 길 | 안국역 1번출구 도보10분 |
기간 | 2024.01.23(화) - 02.16(금) |
관람시간 | 10:30 - 18:30 |
휴일 | 월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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